금융
가계 여윳돈 역대 두 번째 규모…예금 비중 11년 만 최고
뉴스종합| 2023-07-06 12:0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올해 1분기 주택투자가 가라앉으면서 가계의 여윳돈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주식투자와 대출은 줄인 반면 예금을 늘리면서 가계 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

한국은행이 6일 공개한 '2023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1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76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64조8000억원)보다 12조1000억원 증가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소득과 소비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주택투자가 부진하면서 순운용(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확대됐다"며 "자금조달과 자금운용이 모두 줄었는데 조달이 더 크게 줄면서 순운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 자금운용 규모는 69조8000억원으로 1년 전(89조2000억원)보다 19조4000억원 줄었다.

자금운용을 부문별로 나눠 보면 가계의 저축성예금은 50조2000억원으로 1년 전(42조3000억원)보다 7조9000억원 급증했고, 채권도 -1조4000억원에서 4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주식은 14조원에서 마이너스(-) 2조9000억원으로 감소 전환했다.

이에 따라 가계 금융자산 내 예금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1.8%에서 올해 1분기 44.5%로 확대됐다. 이는 2012년 2분기(44.7%) 이후 최고 비중이다.

주식 비중은 같은 기간 20.1%에서 19.8%로 줄었으나 지난해 1분기 이후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의 1분기 자금조달은 -7조원으로 1년 전(24조4000억원) 대비 감소 전환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금 조달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기관 차입(대출금)이 21조4000억원에서 -11조3000억원으로 대폭 줄며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다.

문 팀장은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조달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제공=한국은행]

반면 비금융법인의 경우 1분기 순조달 규모가 42조3000억원으로 1년 전(35조3000억원)보다 7조원 증가했다.

자금조달이 117조8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감소 전환하며 2012년 4분기(-6조30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조달 방법 중 채권 발행은 16조7000억원에서 17조3000억원으로 늘었으나 대출금이 53조3000억원에서 16조8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자금운용은 -46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문 팀장은 "회사채 발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채권 발행이 확대됐으나 높은 대출금리, 부정적 경기 전망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조달이 크게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일반정부도 순조달 규모가 10조7000억원에서 23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2020년 2분기(36조3000억원) 이후 가장 큰 순조달 폭이다.

한은은 경기 둔화, 부동산시장 위축 등으로 국세 수입이 감소하면서 순조달 규모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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