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빈손외교’ 석달만에…野 ‘후쿠시마 방일’ 여론전 또 도마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3-07-10 16:24
야당 의원들로 구성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이 10일 일본 참의원의원회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로 구성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이 10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지난 4월 초에도 민주당은 1차 방문단을 꾸려 도쿄와 후쿠시마를 방문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 없이 귀국해 '빈손 외교'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어 이번 방일에 대한 부담도 상당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발표 이후 일본의 방류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 장외투쟁까지 확대한 민주당이 후쿠시마 여론전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11명으로 구성된 국회의원단은 이날 오전 일본으로 출국한 뒤 첫 일정으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 관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오염수 방류는 핵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전면 금지한 '런던 협약'과 의정서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총리 관저는 기시다 총리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으로 비어 있었다. 방문단은 이어 일본 원자력 안전규제위원회를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고, 국회의사당 앞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방일 의원단은 최근 민주당이 전국 단위의 장외투쟁으로 확대한 오염수 방류 저지 여론전을 국외까지 확대한 모습이다. 민주당에서는 김승남 박범계 안민석 양이원영 위성곤 유정주 윤재갑 이용빈 주철현 의원, 무소속으로는 양정숙 윤미향 의원이 방일 의원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날 출국 기자회견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가 없는 '깡통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해양 투기를 제외한 다른 대안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방사능 물질 인체 축적이나 생태계 피해에 관한 내용도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정치인, 전문가, 시민사회와 만나 연대 투쟁을 강화하고 세계 언론을 통해 대한민국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반대 여론을 알리겠다"면서 "안전성이 담보될 때까지 최대한 방류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 공조를 통해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가 저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11일에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반대 그룹인 '원전제로 재생에너지 100 의원 모임'을 만나 공동선언을 발표한다. 12일에는 일본 주재 외신기자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핵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도보 행진을 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여당은 민주당과 전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면담과 이번 방일을 싸잡아 '국제적 망신' '국격 추락'이라며 날을 세웠다.

김기현 대표는 올해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 강화 방안 논의차 미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전날 그로시 사무총장 면담과 관련, "민주당의 정중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행동에 대해서는 아마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국격을 추락시키는 무례한 행동들이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지 곰곰이 되새겨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비상식적 억지와 논리적 모순이야 우리 국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같은 방식으로 국제기구 대표를 모욕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며 "그로시 사무총장의 한숨이 국격에 금이 가는 소리로 들렸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이 이날 일본 방문길에 오른 것을 거론, "민주당의 당리당략 때문에 국제적 망신을 자처해 장기적으로 국익을 해치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며 "제발 정신 차리기를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박대출 정책위의장 "반대 시위만 요란하게 벌이며 오직 국민 불안을 자극하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광우병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국내 정치용으로 만들어진 괴담은 결코 국경을 넘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방류수는 태평양으로 흘러들어 우리나라에 도달하려면 4~5년 걸린다"면서 "먼저 영향을 받는 미국과 캐나다가 이의제기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만 반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과학적 논쟁은 뒤로한 채 '안전하면 네가 마시라'는 감정적 선동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선동에만 앞장선 민주당의 장외 정치가 효력을 다하니 국경을 넘어 일본을 건너겠다 한다"고 비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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