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한화 vs. HD현대’ 이번엔 선박엔진으로 ‘빅매치’ [비즈360]
뉴스종합| 2023-08-01 16:23
김동관(왼쪽)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 [각 사 제공, 그래픽=김은희 기자]

[헤럴드경제=양대근·김은희 기자] 국내 조선업계에서 뜨겁게 맞붙고 있는 HD현대와 한화오션이 차기 호위함 수주전에 이어 이번에는 선박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 부문을 놓고 다시 빅매치에 돌입한다.

한화오션이 글로벌 선박 엔진 점유율 2위인 HSD엔진 인수로 선공을 날린 가운데 HD현대가 글로벌 3위 STX중공업 인수 본계약으로 응수하면서 양사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전날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파인트리파트너스와 STX중공업에 대한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총액은 813억원이며, 거래 완료 시 HD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 지분 35%를 보유한 1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선박용 엔진은 선박 원가의 10~1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이 전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으며, 최근 친환경·탄소감축 추세에 따라 고도의 선박 엔진 기술이 한층 더 요구되는 추세다.

특히 조선사가 자체적으로 엔진사업부를 가지고 있을 경우 시급한 건조 일정이 생기는 경우에도 엔진 제작 일정을 유연하게 조율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

지난해 기준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가 글로벌 점유율 35%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2위와 3위는 HSD엔진(20% 안팎)과 STX중공업(5~7%)이 뒤를 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HD현대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점유율 40% 이상으로 올라서며 ‘1위 굳히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선박용 엔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STX중공업이 이중연료 추진·LNG(액화천연가스) 추진 엔진 등 친환경 엔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HD한국조선해양 측은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엔진 기술을 접목해 친환경 엔진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한화임팩트를 통해 지난 2월 HSD엔진 지분 33%(2269억원)를 인수하는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달 초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한화는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토탈 선박 제조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한화임팩트가 보유한 수소 혼소 가스터빈 등 친환경 발전 기술에 HSD엔진의 제조 능력을 더해 국제 탈탄소화 규제에 선제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HSD엔진은 최근 메탄올 DF 엔진 생산 설비 투자에 나서는 등 친환경 선박용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등을 거쳐 올해 안으로 HSD엔진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HSD엔진이 제작한 선박용 디젤엔진 [HSD엔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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