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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철강 관세 최고 25% 기습 인상…韓 기업 타격 불가피
뉴스종합| 2023-08-18 10:07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배문숙·서재근 기자]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지 않은 멕시코가 수입하는 철강에 대한 관세를 기습적으로 최대 25% 인상했다. 반면 이번 관세 인상 조치는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을 맺은 미국과 캐나다산 철강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멕시코와 FTA가 체결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포스코 등 철강 기업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철강 업계는 이번 조치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리 전체 철강 수출 중에서 멕시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7.8%(27억달러)이며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에 이어 대(對)멕시코 철강 5위 수출국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멕시코 경제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일반 수출입세에 관한 법률상 관세 부과 규칙 일부 수정안을 발표했다. 멕시코와 무역협정(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하는 392개 수입 품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5∼25%의 임시 관세를 부과하는 게 골자다. 내년 10월 인하·철폐하려던 91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는 안도 담았다. 효력은 전날 관보 게재 즉시 생겼다. 적용 시한은 2025년 7월 31일까지다.

멕시코 경제부는 이번 정책 시행 배경에 대해 ‘자국 업체 육성을 통한 내수시장 강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부는 성명에서 “멕시코가 당사국인 국제 협정을 준수하는 한편 국가 산업의 여러 부문에서 안정성을 창출하고 교역 과정에서의 왜곡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균형을 담보할 메커니즘을 구현할 의무가 (우리에겐) 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건 ‘수입 철강 품목에 대한 최고 25% 관세 부과’ 방침이다. 코일, 스켈프, 시트 등 철강 제품의 경우 관세율은 그간 단계적으로 낮아지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실제 기존 15%였던 철강 품목 관세율은 최근 10%로 인하된 상태였다. 여기에 더해 멕시코 정부는 향후 5%로 추가 인하하려는 뜻을 천명하기도 했다. 앞서 멕시코 경제부는 2021년 11월 23일 철강 품목 15% 관세율 일과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2022년 6월 30일부터 2024년까지 점차 인하할 예정”이라는 단서 조항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우리나라의 대멕시코 수출에는 직·간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은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지 않다. 양국은 2006년 FTA 전 단계 격인 전략적 경제보완협정(SECA)을 개시했으나 2008년 관련 협상이 중단된 후 14년만인 문재인 정부인 2022년 3월 재개한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흐지부지된 상태다. 상호 관세 특혜 존중에 대한 합의에 근거, 멕시코와 USMCA을 맺은 미국과 캐나다에는 이번 조처가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 한국 기업을 포함한 관련 수출 업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 곳곳에 공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닛산, 혼다 등 글로벌 업체에 각종 제품을 공급하는 포스코 관계자는“생산 비중이 높은 차량용 강판의 경우 관세 면세 조건에 변화가 없지만, 수출 환경이 달라진 만큼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도 수출입 관련 부서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말 그대로 기습 인상”이라며 “관련 부서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자동차강판의 경우 관세감면을 유지할것으로 보여 철강 전체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포스코 등 주요 수출기업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품목별 영향 등을 점검하여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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