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악뮤, “10주년 향한 첫 걸음…이번엔 사이 좋은 남매이고 싶다”
라이프| 2023-08-21 14:00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현실 남매’ 그 자체였다. 동생 수현은 어떻게 해서든 오빠 찬혁과 엮이지않으려 애썼고, 서로의 음악적 재능 이외의 모든 것에 ‘시큰둥’한 남매였다. 이번엔 달랐다.

“평소의 저희라면 남매이기에 좋은 점보다 단점이 더 많이 나왔을 텐데, 이번엔 ‘러브 리(Love Lee)’에 충실하고 싶어요. 뭔가 되게 사이 좋은 남매처럼 묘사됐으면 좋겠어요.” (찬혁)

‘K팝스타2’(SBS)를 통해 존재를 알렸고, 2014년 데뷔해 9년간 ‘음원강자’ 자리를 지켜온 악뮤의 지난 시간 안에 서로를 향한 큰 의미와 깊이가 쌓였다.

동생 수현은 “어떤 상황을 마주하고, 그 상황들이 변해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가족이기 때문에 더 깊이 이해하고 걱정해주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것 같다”며 “각자의 인생과 음악이 결합돼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우리 팀의 장점이다”라고 했다.

‘남매 듀오’가 돌아왔다. ‘악동’ 같은 재기발랄한 음악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악뮤(이찬혁, 수현)가 21일 네 번째 싱글 ‘러브 리’ 공개를 앞두고 가진 간담회에서 “이번 싱글은 10주년을 향한 첫 걸음‘이라고 했다.

각자의 활동과 휴식을 거친 뒤 2년여 만에 돌아온 악뮤는 ‘악동뮤지션’ 시절의 감성을 품고 왔다. 오랜 시간 음악적 성장을 거듭해온 악뮤가 다시 첫 모습을 찾아간 것에 대해 찬혁은 “오히려 새로운 도전”이라고 했다.

남매의 ‘도전’엔 음악 활동을 하면서 깊이 고민하고 방황한 지난 시간들이 녹아있었다. 특히 수현은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슬럼프를 겪었고, 한 방송에선 ‘은퇴를 고민한 적도 있다’는 고백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수현은 “아직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태”라며 “오빠가 조언과 도움을 많이 준다. 이번 활동을 통해 음악에 대한 재미를 찾아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렇게 용기를 주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앨범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생의 이야기를 듣던 찬혁은 “수현이가 음악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던 이유가 내가 하고자 하는 음악을 너무 어렵게 끌고 갔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다”며 “수현이의 슬럼프에 대해 제 책임도 있었다고 생각해서, 이제 악뮤는 대중적인 노래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굳혔다”고 말했다.

악뮤의 음악적 방향성이 명료해진 것은 두 사람이 악뮤 활동 이외에도 솔로와 다양한 프로젝트 작업으로 서로의 영역을 확장해왔기 때문이다. 찬혁은 “이전엔 음악 창구가 악뮤 하나였기에 모든 음악적 욕심을 이곳에서 표출했다”며 “악뮤는 나의 욕심과 수현이의 의견을 수용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가 있는 그룹이었다. 이젠 여러 창구가 생기니 악뮤는 너무도 속 시원하게 방향성이 생겼다”고 했다. 그 방향은 대중성이다. 악뮤는 이제 ‘철저하게’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타이틀곡 ‘러브 리(Love Lee)’는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드럼에 감각적인 보컬이 더해졌다. 제목은 사랑스러움을 의미하는 단어 ‘러블리(Lovely)’와 이찬혁·이수현의 성인 ‘이(Lee)’를 담아 중의적으로 표현했다.

과거 악뮤의 러브송들을 연상케 하는 ‘유쾌한 구애’로 기분 좋은 설렘을 안긴다. 악뮤의 첫 러브송 격인 ‘200%’의 2탄이라는 것이 찬혁의 설명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부르는 악뮤의 ‘사랑 노래’는 달라진 점도 있고, 여전한 점도 많다.

수현은 “사실 전 한결같은 사람이라 이전 러브송인 ‘200%’를 부를 때의 마음과 지금 ‘러브리’를 부를 때의 마음이 크게 다르진 않다”며 “그 때의 감정, 기분, 목소리, 창법이 크게 변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2014년 나온 악뮤의 ‘200%’는 찬혁이 19세, 수현이 16세에 부른 곡이다. 사랑에 빠진 소년소녀의 순수한 감정을 담았다.

노래를 만드는 찬혁은 “이전엔 우리가 뭘 잘 하는지 모르고 사랑을 받았고, 잘 모르면서 자신있게 노래를 했다”며 “그 때는 날 것 그대로의 음악이 나왔다면, 지금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선물처럼 주고 싶은 마음을 쓴 노래”라고 했다. 시간이 흐른 만큼 조금 더 ‘프로’ 음악가로의 ‘성숙한 마음’이 더해졌다. 찬혁의 이야기를 듣던 수현은 “비슷한 노래지만 10년 전에는 우리를 위한 노래를 했다면, 지금은 팬들이 좋아할 것 같은 노래를 생각해 만들었다”고 했다.

뮤직비디오도 사랑스럽다. 사랑에 빠진 찬혁과 그를 도와주는 큐피드 역할을 하는 수현의 모습이 일관성 있는 스토리로 이어진다. 찬혁은 “사랑 노래를 부를 때 우리 팀의 딜레마는 두 사람이 각자의 남녀 파트너와 다른 이야기로 풀어내야 한다는 점”이라며 “이 때문에 뮤직비디오를 너무 복잡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큐피드 아이디어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갔다”는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수현은 “오랜만에 두 사람의 잔망스러운 케미와 긍정적 에너지를 만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수록곡 ‘후라이의 꿈’은 2014년 콘서트에서 선보인 후 9년 만에 앨범에 담겼다. 달걀 후라이를 의인화한 가사에 위로의 메시지를 담아 통통 튀는 신스 사운드로 들려준다.

2년여 만에 돌아온 악뮤는 KBS2 ‘더 시즌즈’의 MC로 발탁, 박재범 잔나비에 이어 프로그램을 책임진다. 앨범 활동과 함께 3년 만에 콘서트도 연다. 찬혁은 “오랜만에 하는 만큼 많은 분들과 많은 지역에서 만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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