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첫 로코 ‘달짝지근해’ 유해진 “이젠 배역 욕심 없다…더 들어오면 ‘보너스’”[인터뷰]
라이프| 2023-08-22 08:01
[마인드마크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잊혀졌던 옛날의 순수했던 사랑이 기억나게 한 작품입니다. 손 잡아볼 때의 떨림이나 헤어지기 싫은 마음 등 성인 버전의 ‘소나기’처럼 그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

배우 유해진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달짝지근해’에 출연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15일 개봉한 ‘달짝지근해’는 ‘연애 젬병’인 치호(유해진 분)와 고등학생 딸을 홀로 키우는 일영(김희선 분)의 달달하고 순수한 사랑을 그린다. 영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증인’ 등으로 이름을 알린 이한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며 쟁쟁한 대작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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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은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인 치호로 분했다. 남다른 미각으로 대중을 사로잡는 과자를 내놓으며 회사 내에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현실 감각이나 사교성은 제로에 가까운 인물이다. 연애도 한 번 해보지 못한 소위 ‘모태 솔로’다.

유해진은 이런 치호의 순수함을 리얼하게 보여주되 코믹함을 살렸다. 영화 내내 미소를 짓게 하다가도 배 아프게 웃게 한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설렘에 어쩔 줄 몰라하는 순수함을 보여주면서도 가만히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웃긴 캐릭터다.

“재밌는 영화니까 재밌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면 제대로 나오지 않아요. 그냥 상황에 충실해야 해요. 얼마만큼 충실하게 하냐에 따라 재미가 생기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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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사랑을 따뜻하고 코믹하게 이끄는 것은 두 배우의 케미다. 순수함과 코믹함으로 무장한 두 배우는 찰떡의 호흡을 자랑한다. 유해진은 이러한 케미의 공을 모두 김희선에게 돌렸다.

“상대가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희선씨가 너무 편하게 대해줬어요. 걱정을 하나도 안하게 해줘서 참 고마웠죠. 스탭들도 다 느꼈어요. 새벽 촬영 때문에 피곤할텐데 희선씨는 시간 딱 맞춰서 도착해선 밝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서 늘 좋은 에너지를 주곤 했죠. 그 시간만 되면 스탭들이 미어캣처럼 희선씨를 기다렸을 정도였어요.”

영화는 40대의 사랑을 순수하고 무해하게 그린다. 유해진은 이러한 영화의 착한 맛은 이 감독의 정서가 깃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독님이 그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순수하세요. 평소 치호와 같은 부분이 있어요. 감독님의 성격 덕분에 영화의 착한 맛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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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무대에서 스크린으로 넘어온 지 20년이 훌쩍 넘은 유해진. 출연한 영화만 60개가 넘는다. 영화 ‘간첩 리철진’에서 단역으로 시작한 그는 이제 그 누구보다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이번에 처음 도전한 로맨틱 코미디 역시 그의 연기 폭을 또 한번 넓혔다. 다양한 배역이 제안 오는 것에 대해 그는 ‘보너스’ 같은 존재라고 표현한다.

“욕심나는 역할이 없어요. ‘올빼미’에서 왕을 맡았을 때도 너무 놀랬어요. 진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더 들어오는 역할들은 어떻게 보면 보너스 같은 거에요. 다른 걸 더 이상해보고 싶다는 건 그야말로 욕심이죠.”

맘 속으로 바라는 대중의 평가 역시 겸손함 그 자체다.

“배우 유해진이라고 불러주면 참 좋습니다. 다른 수식어도 필요 없어요. 배우라고만 불러주시면 돼요.”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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