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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파서 학교 못가요” 내년부터 ‘온라인’ 민원 접수
뉴스종합| 2023-08-23 11:01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진상규명과 아동학대 관련법 즉각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교육부가 민원 대응 시스템을 체계화한다. 단순 민원은 인공지능(AI) 챗봇, 지능형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등으로 비대면 처리하고 일선 학교에서 대응이 어려운 민원은 교육지원청으로 넘긴다. 과도한 민원으로 인한 교사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민원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학부모 ‘갑질’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23일 교육부는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교권-학생 인권 균형 ▷교육활동 보호 ▷교원-학부모 소통관계 개선 등 3가지 차원에서 접근했다. 교육부는 교권 강화를 현 정부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해왔으며 지난 7월 발생한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현장 의견을 20회 이상 수렴해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민원 처리 시스템 개요[교육부 제공]

교원-학부모 소통관계는 민원 처리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 우선 민원 접수 절차를 대표 전화와 온라인으로 통합한다. 개인 교사가 각종 학사 일정 문의, 출결 관리 등으로 밤낮없이 전화·문자에 시달리는 일을 막는다. 나이스(NEIS·교육정보시스템), 학교 홈페이지, 앱(애플리케이션) 등 온라인 창구를 활용한다. 특히 학생이 나이스로 결석·지각 증빙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한다. 나이스 온라인 출결 시스템은 내년 9월 시행이 목표다. 교원 보호 방안으로 상담 예약제 등이 거론되자 일각에서 “아이가 아프거나 집안 사정으로 급하게 연락해야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건가”는 불만이 나온데 대한 대책이다.

접수된 민원은 학교장 직속 민원대응팀에서 처리한다. 교장을 포함한 5명 내외의 교무, 행정 관계자가 참여한다. 민원대응팀은 민원 유형을 구분하고 교직원, 관리자에게 배분하는 역할을 맡는다. 단순 요청은 민원대응팀이 소화한다. 학교 차원에서 대응이 까다로운 민원은 교육지원청 통합민원팀으로 이관한다. 교육지원청에도 교육장 직속 통합민원팀이 설치된다. 과장급, 팀장급 및 변호사 등 전문 인력을 포함해 5~10명 규모로 구성한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 민원대응팀, 통합민원팀을 시범 운영하고 우수 모델을 발굴해 내년부터 표준 모델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학부모 책임성 강화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악성민원 학부모에 대한 불이익 조치가 생긴다. ‘교육활동 침해 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를 개정해 악성민원을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규정한다. ▷목적이 정당하지 않은 민원 반복적 제기 ▷교원 법적 의무 아닌 일 지속 강요 등이 해당한다. 서면사과 및 재발방지 서약, 특별교육 이수 등 조치 부과 규정도 신설할 예정이다. 특별교육을 미이수 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해 강제성을 더한다.

교육부는 7개 시도교육청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 개정 작업도 본격화한다. 지난 17일 발표한 ‘교원 학생생활지도 고시(안)’에 맞춰 사생활의 자유, 차별받지 않을 자유, 휴식권 등 학생인권조례 내용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교육공동체 권리와 의무에 관한 조례 예시안’을 만든다. 조례 개정은 지자체 권한인 만큼 자율성을 존중하되 고시(안)와 인권조례가 부합할 수 있게 유도한다는 취지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작업도 지속 진행한다.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구분하도록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추진한다. 수사 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교사 아동학대 수사·조사 개시 요건도 강화할 방침이다. 수사·조사 전 교육청 의견 청취를 의무화하고, 교원 직무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경찰청과 수사 지침 개정을 협의 중이다. 지자체사례회의에 교육계 관계자가 참석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도 지침 개정을 논의 중이다.

교권을 침해한 학생에 대한 조치도 강화한다. 교원지위법을 개정해 교육활동 침해 학생이 조치를 미이행할 경우 출석정지 이상의 조치를 가중하고, 중대한 교권 침해는 학교 폭력처럼 학교 생활 기록부에 기재할 방침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올해를 ‘교권 회복’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교육 3주체 간 권한과 책임을 조화롭게 존중하는 ‘모두의 학교’를 만들어 가겠다”며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수준 높은 교육, 공동체를 살리는 교육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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