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계소득,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감소폭
이자, 세금 등 경직성 지출↑, 처분가능 소득↓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실제 처분가능한 소득이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하면서 개인과 가계의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한데다 코로나19 손실보전금 중단, 고금리로 인한 이자비용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처분가능 소득의 감소는 소비 지출 감소로 이어지고, 한국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 24일 발표한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9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8% 줄었다.
이는 2009년 3분기 1.3% 줄어든 뒤로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2분기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최대폭 감소다.
가구소득은 2021년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0.7% 줄어든 뒤 7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올해 2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지급된 소상공인 코로나19 손실보전금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여기에 고물가 영향까지 겹치면서 실질소득은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2분기 가구 실질소득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3.9% 줄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이전소득이 사라지면서 기저효과가 컸고 고물가 영향이 더해지면서 소득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전소득은 지난해 지급된 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 지원금 기저효과 영향으로 19.6% 줄었다. 경조소득·보험금 수령 등 비경상소득도 12.5% 감소했다.
반면 근로소득은 4.9%, 사업소득은 0.1% 늘어나는데 그쳤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6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4.1% 늘었다.
이 중 생활에 필요한 재화·서비스 구입 비용을 뜻하는 소비지출은 269만1000원으로 2.7% 늘었다. 해외여행 증가로 오락·문화 지출이 14.0% 늘면서 증가세를 이끌었다.
외식비와 공공요금 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음식·숙박(6.0%), 주거·수도·광열(7.4%) 등의 지출도 증가했다.
전체 소비지출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 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2분기 소비지출 증가 폭(2.7%)은 2021년 1분기(1.6%) 이후 가장 작았다. 결국 물가수준을 반영한 2분기 실질 소비지출은 전년동기대비 0.5% 줄면서 2020년 4분기(-2.8%) 이후 10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자, 세금, 보험료 등을 포함하는 비소비지출은 96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8.3% 증가했다.
고금리 영향으로 이자 비용이 42.4% 늘면서 1분기(42.8%)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자동차 소비 증가로 취·등록세 지출이 늘면서 비경상 조세도 95.0% 늘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은 뺀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83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8% 줄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소득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지만, 비소비지출은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14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8% 줄었고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을 뜻하는 흑자율은 29.8%를 기록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전년 동기 대비 3.8%포인트 상승한 70.2%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5.1%포인트에 비해 증가폭이 줄었다.
이진석 과장은 “소비지출이 10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긴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보복심리 성향이 다소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가처분 소득도 역대 최대 폭으로 줄면서 전체 (실질) 소비도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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