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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수난시대’…‘국방부 청사’ 흉상도 철거 검토중
뉴스종합| 2023-08-28 10:31
국방부 관계자는 28일 육사 교내 세워진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검토에 이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이 비를 맞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내가 돌아오질 말걸, 공연히 돌아와서 이 꼴을 보네.”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집필한 시인 이동순 전 영남대 교수의 시 ‘내가 돌아오지 말걸-홍범도 장군 어법으로’의 첫 구절이다.

시는 현재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홍범도 장군의 시선을 그렸지만, 지난 2021년 광복절 카자흐스탄에서 유해가 봉환된 지 불과 2년 만에 육군사관학교 교내 흉상 철거 및 이전 논란이 불거지면서 새삼 회자되고 있다.

육사가 교내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세워진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철거해 이전하기로 한 데 이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28일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 검토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앞서 육사 교내 홍범도 장군 등의 흉상 철거 및 이전과 관련 “공산주의 국가인 북의 침략에 대비해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장교 육성이라는 육사의 정체성 고려시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육사에서, 특히 생도교육의 상징적인 건물의 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 억제를 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에서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냐’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홍범도 장군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활동하던 1927년 소련 공산당(볼셰비키당)에 가입했던 전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나 홍범도 장군이 대한민국 건국에 부정적 역할을 하거나 북한 공산주의 당정군 건설 과정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점에서 무리한 역사해석이라는 비판론이 뒤따른다.

육사 출신의 예비역 장성은 “천박한 역사인식”이라며 “좋은 환경에서 군 생활하다 나중에는 연금까지 받는 지금의 군인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목숨 바쳐 싸운 독립군·광복군 영웅을 현재의 잣대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6·25전쟁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처럼 독립전쟁 역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위대한 전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군 안팎에선 해군이 운용중인 손원일급(1800t급) 7번 잠수함에 홍범도 장군의 이름을 따 명명한 ‘홍범도함’(SS-079)의 명칭 역시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해군은 일단 거리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해군 관계자는 “현재 홍범도함 함명 개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지난 3월 홍범도함에 직접 승선해 잠수함 승조원들을 격려하고 강한 정신전력을 당부한 바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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