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분당 난동’ 숨진 20살 외동딸 실명·얼굴 공개…“범인보다 혜빈이가 기억되길”
뉴스종합| 2023-08-29 15:05
故 김혜빈 양 영정.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가해자가 어떤지보다 혜빈이가 얼마나 밝고 좋은 사람이었는지가 사람들의 기억에 더 오래 남았으면 좋겠어요."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 장례식장에서 故김혜빈(20) 양의 빈소를 지킨 친구들은 고인의 이름을 힘주어 말했다.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 김혜빈 씨가 28일 밤 끝내 숨졌다. 지난 3일 피의자 최원종(22)이 몰고 인도로 돌진한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로 연명치료를 받아온 지 25일 만이다. 김 씨의 유족들은 고인의 사진과 실명을 공개하며 고인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씨의 친구들은 고인을 "웃긴 녀석"이라고 회상했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었던 김씨는 그림을 잘 그려 미대에 진학한 대학생이었다. SNS에 자신의 그림을 곧잘 올리며 '세상이 주신 것들에 감사하다'는 등의 글귀를 적어 올리던 순수하고 꿈 많던 재원이기도 했다.

김씨의 유족은 "(혜빈이는) 가족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을 다 준 외동딸"이라며 "밝고 장난기가 많았고 착실하고, 책임감도 강했다"고 말했다.

故 김혜빈 양 빈소 앞 영정. [연합]

김씨의 운명이 송두리게 바뀐 그날, 김씨는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뒤 집으로 오던 길이었다. 김씨의 사고 소식을 들은 친구들은 처음엔 흉기에 찔렸을 줄 알았다고 한다. 한 친구는 "차에 치여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을 거라곤 상상 못 했다"며 "그 이후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아 쾌유를 빌었는데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황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가해자 최원종이 어떤 사람이고 얼마나 제정신이 아니었는지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보다는 불쌍하게 세상을 떠난 혜빈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를 기억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유족들은 이 같은 취지로 김씨의 이름과 영정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것을 허락했다. 다만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탓에 더 이상의 인터뷰는 사양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 56분께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들을 향해 차량을 몰고 돌진했다. 그는 차가 멈춰서자 흉기를 들고 내려 시민들에게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3일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이로 인해 차에 치였던 60대 여성 1명이 사건 발생 사흘 만인 6일 사망했고, 김씨도 뇌사 상태로 치료받다 전날 숨지면서 이 사건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

이 밖에 또 다른 무고한 시민 12명이 다쳤다.

김씨의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8시께 진행될 예정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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