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연세로 ‘차 없는 거리’ 두고 서대문구 vs 서울시 충돌
뉴스종합| 2023-09-14 09:17
2014년부터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운용되던 연세로 거리에 올해 1월부터 차량이 통행하고 있는 모습.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 이달 말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지만, 시가 추가 검증을 언급하며 결정을 미루자 서대문구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14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구는 전날 오후 창천교회에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언론브리핑과 공청회를 열고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와 관련된 시범운영 결과를 공유했다.

연세로는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 앞 550m에 달하는 구간으로 2014년부터 16인승 이상의 버스와 보행자의 통행만 가능했다가 상권 침체 등의 이유로 지난 1월부터 모든 차량이 다니도록 바뀐 바 있다.

그런데 서울시는 최근 내년 3월까지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운용 연장 의사를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코로나의 종식으로 통계상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지난달 시의회에서 “실험을 6개월 더 연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연세로 차량통행 성과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김용재 기자

구는 강력하게 반발에 나섰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서울시의 분석 결과에 문제가 있다며, 기존대로 차량통행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서울시의 매출액 분석 대상은 연세로 550m가 아닌 마포구까지 포함한 자료”라며 “마포 지역을 포함하니 매출 증가율이 10%포인트 차이가 난다. 서울시 실무진이 의도적으로 잘못된 보고를 오세훈 시장에게 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가 이대로 밀어붙인다면 연세로 관리주체인 서대문구가 관리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라며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오 시장이 관련 내용을 다시 정확히 보고 받아 이달 말까지 상식적인 결정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구가 자체로 의뢰한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운용 결과 발표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이어졌다. 윤상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의 데이터를 기방으로 연세로 상권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연세로 상권 전체 매출액 증가율은 22.0%라고 발표했다.

이는 교대역(14.8%), 건대입구역(11.5%) 등 서울 내 신촌과 유사한 규모의 대학 상권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또 같은 기간 연세로 상권의 점포당 매출액과 유동인구 증가율 역시 각각 23.0%, 38.6%로 유사 상권 대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했다.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시범운영 결과 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김용재 기자

하지만 서울시는 코로나19가 끝나고, 일상회복으로 돌아간 뒤 대학가 대면수업이 다시 시작되면서 대학 상권이 살아난 효과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신촌역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났는데, 이는 홍대입구역(47%), 대학로(39%), 건대입구역(35%)에 이어 매출 증가율 4위라는 것이다.

시는 연세로 상권 매출 현황이 온전히 전용지구 일시 해제 영향인지 아닌지를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운용 연장을 통해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세로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인들 사이 의견도 엇갈리고 있을뿐 아니라 신촌 대학교 학생과 환경단체로 구성된 ‘연세로 공동행동’ 역시 주민투표를 주장하며 대중교통전용지구 연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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