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재명 구속영장, 발부냐 기각이냐…與 셈법 복잡[이런정치]
뉴스종합| 2023-09-26 09:12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26일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 총선 정국에서 주도권 쥘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기각될 경우 검찰의 부당 수사 주장을 고리로 여권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다. 제1야당 대표의 구속 심사 출석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심사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사 출신인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유 수석대변인은 “대북 송금 또 백현동 그 사안 자체를 보면 그 사안 자체가 지금 최소 징역 10년 이상의 중대한 범죄라는 것은 명백하다”며 “증거인멸의 가능성은 상당히 인정이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탄원서는 영장 발부 여부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국민의힘은 민생 중심의 행보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이 내홍에 빠진 사이 ‘민생을 챙기는 집권여당’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기현 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던 지난 21일 이후 대구와 서울 강서구의 시장을 찾으며 민생 행보에 집중해 왔다.

무엇보다 다음달 11일 치러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당 차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치르는 첫 선거이자, 총선 6개월 전 서울 한복판에서 치러지는 ‘미니 총선’으로 평가받는다. 당 내에선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지도부의 신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 지도부 체제를 통해 안정을 꾀하려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셈이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보선에서 승리하거나, 지더라도 5%포인트(p) 이내라면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볼 수 있다”며 “5%p 이상 격차로 패배하면 책임을 지란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선거운동 시작일인 28일부터 당일인 10일까지 소속 의원 전원을 강서구에 투입할 계획이다. 5선의 정진석·정우택 의원과 3선의 안철수 의원, 4선 의원을 지낸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참여하는‘매머드급’ 선거캠프 인선을 완료하기도 했다.

당 내에서는 ‘이재명 없는 민주당’이 현실화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기대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판단에서다. 4선의 윤상현 의원은 지도부가 선제적으로 당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개혁적 이미지를 선점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격전지인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일부 의원들도 윤 의원의 주장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김웅 의원(서울 송파갑)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숫자가 적더라도 결국은 반명 쪽에서 주도권을 잡아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우리 당에는 매우 안 좋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이 봤을 때 국민의힘 하면 떠오르는 정책이 없지 않나”라며 “그것도 없는 상태에서 지금까지 해 왔듯이 야당의 실수나 이재명만 가지고 대처를 한다면 그게 과연 먹히겠나”라고 우려했다.

다만 영장 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민주당 내 혼란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에도 친명계(친이재명계)가 주도권을 놓지 않으면서 이 대표의) 옥중공천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며 “민주당이 극단으로 치달을수록 우리 당에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구속영장 기각 시에는 민주당의 역공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기각 사유를 불문하고 검찰의 부당 수사, 여권의 정치 탄압이라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당장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담당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하며 검찰과 여권에 대한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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