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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만점 2520명으로 급증…‘의대’ 가를 승부수는 국어
뉴스종합| 2023-10-04 10:06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효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지에 이름을 적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킬러 문항 배제’ 방침 적용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에서 수학 만점자가 속출했다. 지난해 수능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2500여명이 만점이다. 수학 영역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이과 최상위권 의과대학(의대) 변별에 있어 국어 영역이 크게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 응시 수험생은 37만 4907명으로 재학생은 28만 4526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9만 381명이었다.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은 142점, 만점자 수는 135명이었다. 수학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으로, 만점자는 2520명이었다. 표준점수란 수험생이 받은 원점수와 평균과의 거리를 측정하는 점수다. 국어와 수학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지난해 수능 11점에서 올해 2점으로 크게 줄었다.

평가원이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을 막기 위해 국어-수학 난이도 조절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다. 그동안 국어는 쉽고 수학이 어려워 이과 학생들이 표준점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 이과 학생들이 문과 상위권 학교·학과에 지원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국어를 어렵게 하고, 수학을 쉽게 해 문·이과 선택 간 유불리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학이 쉬워졌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에서 수학 영역 만점자는 934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520여명으로 1600명이 늘었다. 수학 만점자 표준점수 144점은 통합수능 체제 이후 치러진 평가원 시험에서 가장 낮은 만점자 표준점수다. 1등급 표준점수도 135~144점으로 통합수능 이후 가장 작은 격차다. 통합수능 이후 수학 상위권 변별력이 가장 낮은 시험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국어 만점자는 2023학년도 수능 371명에서 9월 모의평가 135명으로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6월 모의평가와는 정반대 결과다. 6월 모의평가 국어, 수학 영역 만점자는 각각 1492명, 648명으로 ‘불수학’이 크게 논란이 됐다.

문제는 수학 영역이 쉬워지면서 의대 진학을 노리는 이과 최상위권 학생 간 변별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2024 대입 정보 119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의대 선발 정원은 총 3016명으로 이 중 정시로는 1144명이 선발된다.

수학 만점자수가 2500명으로 전체 정원의 80%에 달하는데다, 수능 점수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시를 기준으로 보면 만점자 수가 정시 모집 인원보다 1000명 이상 많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냉정하게 말해 이과 최상위권 변별력은 크게 떨어졌다. 킬러 문항 배제를 위해 주관식 문제를 쉽게 출제한 결과 최상위권이 다 맞춰버리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과학 Ⅰ,Ⅱ 영역 간 표준점수 차이도 줄어들고 있어 결국 관건은 국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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