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안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선거구획정 ‘2차 데드라인’도 불발 유력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3-10-11 09:56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전원위)가 열린 지난 4월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21대 국회에서도 ‘참정권 침해’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미 법정기한은 넘긴 ‘22대 총선 선거구 획정’ 문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요청한 ‘2차 데드라인(12일)’까지 못 지킬 것으로 보인다. 12일까지 여야가 선거구 획정을 위한 선거제도 개편안을 합의하지 못할 경우 당장 한 달 뒤로 다가온 국외부재자 신고와 12월 12일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가 12일까지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할 가능성은 낮다. 선거구를 획정하기 전에 합의해야 할 ‘선거룰’에 대한 논의가 공회전을 거듭 중이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의지로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전원위원회까지 열었지만 현재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진행 중인 여야의 협의는 평행선이다. 여기에는 고질적인 지역구도에 기인한 여야 진영간 유불리 셈법 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의원 개인별 이해관계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는 속내가 자리잡고 있다. 과거 총선에서도 반복됐던 문제다. 20대 총선은 선거일 기준 47일 전, 21대 총선은 39일 전에서야 선거구가 확정됐다.

현재 여야는 선거제 개편 합의의 지연을 놓고 ‘네탓 공방’도 펼친다.

정개특위 소속 국민의힘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선거구획정 지연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단식, 체포동의안 가결과 구속영장 기각, 그리고 민주당 원내지도부 교체 등이 있었기 때문에 여야가 대화할 여지가 별로 없었다”고 했고, 정개특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합의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비례를 줄이는 병립형을 계속 주장해 합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치뤄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에 선거제 개편 논의가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개특위 핵심 관계자는 “양당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총력전으로 그간 협의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며 “보선이 끝나자마자 정개특위가 열려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선거제 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평행서을 달리는 대표적인 지점은 비례대표제다. 여당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 가지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한다. 현재의 300석 가운데 47석인 비례대표의 의석수도 줄여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며 국민의힘에 맞서고 있다. 정당이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할 경우 비례대표에서 부족한 의석수를 채우는 현행 방식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선거구획정 지연이 유권자와 예비 입후보자인 정치 신인의 ‘참정권’을 침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선거구 획정이 이렇게 계속 미뤄지게 되면 유권자가 출마할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정치 신인의 경우, 선거 직전까지 자신의 선거구를 파악하지 못해 선거운동에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이어 “11월12일부터인 국외부재자 신고를 시작으로 선거 절차 사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한다”며 “선거구획정이 미뤄진다는 것은 (선관위의) 선거 준비 과정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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