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주 만에 토요 집회 재개
학폭 담당 교사 절반은
“악성민원으로 힘들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이 공교육정상화 입법촉구 집회에 참가한 교사들로 가득하다. [연합]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검은 옷을 입은 전국 각지의 교사들이 “교권 보호 4법만으로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막을 수 없다”며 아동복지법 등 후속 입법 통과를 촉구했다.
토요일인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도심 집회에 주최 측 추산 3만 명이 집결했다.
‘교권 보호 4법’ 통과된 지난달 21일 이후 일시 중단했던 토요 집회를 4주 만에 재개한 것이다.
교사들은 ‘무고성 아동학대 고소’를 실질적으로 막으려면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최 측은 “상대가 ‘정당한 교육 활동이 아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면 수차례 조사를 받아야 한다. 교권보호 4법으로는 아동학대 신고 자체를 막을 수 없다. 무고성 고소·고발에 대해 강한 처벌도 따라야 한다”는 한 초등 교사의 입장문을 대독했다.
이 교사는 학생과 안마를 주고받은 일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뒤 최근 교육청에서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
특수교사 아동학대 사건 변호를 맡고 있다는 전현민 변호사는 “아동복지법 제17조의 정서적 학대 조항은 교사에게 지나치게 불평등한 조항”이라며 “교사는 아동학대 고소만으로 해임 등 엄청난 결과에 대한 염려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라는 특수한 관계에서 발생한 법률적 분쟁과 교사의 교육활동에 관해 아동복지법 적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이 공교육정상화 입법촉구 집회에 참가한 교사들로 가득하다. [연합] |
한편,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 118명에 대한 의견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학폭 업무 담당자를 힘들게 만드는 요인을 물었더니 응답자의 절반 이상(51.7%)이 ‘악성 민원’을 꼽았다. 이어 행정절차 복잡성(25.1%)과 지나치게 넓은 학폭 범위(23.2%)가 뒤를 이었다.
또 전체 응답자의 65.4%는 학폭업무를 수사기관에 이전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학폭 업무 시작 순간 고소·협박과 책임 전가, 아동학대 신고 협박을 비롯한 악성 민원에 시달린다. 이는 수사 권한이 없는 학교에 수사의 책임만을 지우기 때문”이라며 학폭 업무의 수사기관 이관을 요구했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이 공교육정상화 입법촉구 집회에 참가한 교사들로 가득하다. [연합] |
아울러 교사들은 교육부의 아동복지법 개정에 대한 미온적 태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진상 규명에 소극적인 모습 등을 지적하며 교육부에 대한 국회의 강도 높은 국정감사도 촉구했다.
이들은 손팻말을 들고 “고소 남발 아동복지법, 전면 개정 촉구한다”, “인격 살인 악성 민원, 강력하게 처벌하라”, “학폭 제도 전면 이관 교육부가 앞장서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전까지 내린 비로 아스팔트가 젖은 채였지만 교사들은 돗자리를 깔고 줄을 맞춰 앉았다.
이들은 오는 28일에도 서울 여의도에서 아동복지법 개정을 촉구하는 ‘교원총궐기’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다음주 토요일 집회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