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與 혁신위, 구인난에 내주 출범…‘전권 혁신위’ 요구 ‘내홍 불씨’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3-10-19 10:01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8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2기 체제를 띄운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의 혁신위원장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출범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내주 초 인선이 발표될 전망이다. 당 내에선 내년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을 잡을 수 있는 인물을 혁신위에 앉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수도권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전권 혁신위’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지도부는 전권 혁신위가 내홍의 ‘씨앗’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4선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19일 오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에 준하는 혁신위를 띄워야 한다”며 “혁신위에 정말로 광범위한 권한을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김기현 대표 체제하고 서로 양립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라며 “전략과 정책과 메시지 공약, 인물도 발굴도 하고 또 공천룰을 만드는 데 있어서도 어떤 권한을 주자”고 제안했다.

내년 서울 광진을 출마가 예상되는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전날 YTN라디오에서 “기존에 있는 지도부가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내부 갈등만 유발하는 혁신위는 실패하고 말 것”이라며 “어떤 공천이 혁신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것인지 혁신위가 논의하는 부분들을 최고위를 거치지 않고, 전권 혁신위를 부여해서 그 모든 내용들을 (지도부가) 수용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이런 것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주 초 혁신위 출범이 예고되면서 혁신위에 총선 공천을 포함한 ‘전권’을 주자는 주장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습이다. 이러한 요구는 현 지도부 체제로 총선 승리를 거두기 어렵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도 김기현 지도부가 유임되면서 지도부를 통한 쇄신 이미지를 선보이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김기현 지도부는 2기 인선에 수도권·비윤 인사를 포함시켜 확장성을 노렸으나, 정작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에 영남권 재선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을 앉혀 실망을 샀다.

지도부에서는 전권 혁신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전권을 주든 안 주든, 혁신위가 성공한 전례가 없다”며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당의 분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전권 혁신위는 지도부 흔들기로 끝난 경우가 많다”며 “(전권은) 논의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혁신위원장에 원로급 인사가 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혁신위원장은 지도부, 소속 의원뿐 아니라 대통령실을 비롯한 여권 전체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쉽게 무시할 수 없는 무게감을 가진 원로급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당 내에선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 원로 인사부터 30대 원외 인사까지 혁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지도부는 17~18일 인선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주말까지 인선을 이어가기로 했다. 몇몇 인사는 개인 사정 등으로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인난’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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