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바이든 1억달러 지원’, 결국 하마스에 흘러들어갈 것이란 우려도
뉴스종합| 2023-10-20 12:0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했을 때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위한 1억달러(약 1350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자칫 하마스의 자금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가 대규모 기습 공격을 가한 자금 원천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원조는 의도치 않게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뒤 단독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가자·서안 지구에 대한 1억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안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도 하마스의 피해자라며 해당 지원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100만명 이상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하마스를 향해 “인도적 지원을 빼돌리거나 훔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는 같은 날 하마스 수입원을 뿌리 뽑겠다며 하마스와 연계된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자 지구 주민과 하마스를 명확히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장 큰 문제는 하마스가 2007년부터 가자 지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민들에게 세금을 걷고 있으며 주변국과 무역에서도 일정한 관세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비록 국제사회의 엄격한 감시 하에 가자 지구 주민들에게 지원금이 제공되더라도 그들의 소비와 경제활동에 대해 하마스가 과세를 하는 방식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

가자 지구 경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모하메드 아부 자야브는 하마스가 매달 약 4000만달러에 달하는 과세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WSJ에 밝혔다.

또 하마스가 오랜 기간 가자 지구에 보내진 국제사회의 원조를 직접 전용할 위험도 있다. 그간 하마스는 이란으로부터 막대한 원조를 받았으며, 카타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의 및 감시 하에 가자 지구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해왔다. 실제 최근 한 국제 자선단체 직원이 5000만달러의 원조금을 하마스에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최종적으로 혐의가 인정돼 12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런가하면 유엔 등이 학교와 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그만큼 하마스의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역시 재정적 도움이 된다. 원조 차원에서 제공한 트럭과 의료품 등이 이번 하마스의 공격 과정에서 포착된 것은 하마스와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구별되기 힘들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WSJ은 지난 2014년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충돌 이후 가자 지구 재건을 위해 막대한 건설자재가 반입되면서 군사용도로 전용되지 않도록 감시체제를 구축했지만 곧 현지 암시장을 통해 하마스에게 흘러들어갔다고 당시 거래에 관여했던 사람들을 인용해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정보국 출신인 요시 쿠페르와세르는 WSJ에 “국제사회는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통치하도록 돕고 있으며 자금이 하마스의 호주머니로 유입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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