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감기약 복용후 소변이 안나온다...원인은 ‘전립선비대증’
라이프| 2023-10-24 11:07

중년남성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이 전립선비대증이다. 이 질환은 만성질환으로 천천히 진행돼 평소에는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특히 요즘 같이 쌀쌀해지는 환절기에는 감기약 복용으로 인해 전립선비대증을 발견하거나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원인은 시중에 파는 상당수의 감기약(콧물, 가래, 종합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 성분과 에페드린 성분이 방광근의 수축을 방해하거나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요도를 조이기 때문이다.

이준호 노원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즘같이 기온변화가 심한 환절기에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이 감기약을 복용하고 증상이 악화되거나 아예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찬 채로 배출되지 않아 외래나 응급실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전립선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커지는데 조직학적으로 60대에서 60%, 70대에서 70%, 80대에선 80%의 남성에서 전립선비대증이 발견된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노령인구 증가,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게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로 인해 전립선 가운데 위치한 요도가 좁아져 배뇨 시 힘이 들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배뇨 후에도 잔뇨감을 동반, 방광을 자극해 자주 소변을 보거나 심한 경우 전립선 혈관이 충혈돼 배뇨 시에 피가 나오기도 한다.

전립선 증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요도가 좁아져서 생기는 소변 배출에 어려움을 느끼는 증상이다. ▷배뇨 후 잔뇨감 ▷소변 줄기가 끊어짐 ▷약한 소변줄기 ▷소변이 금방 나오지 않고 힘을 주어야 나온다 등이다. 두 번째는 방광의 자극 증상이다. ▷배뇨 후 2시간 이내에 다시 소변이 마렵다 ▷소변이 마려울 때 참기 힘들다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깬다 등이다.

전립선비대증의 진단은 항문에 직접 손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고 상태를 검사하는 직장 내 수지검사와 직장 초음파 검사로 진단한다.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로 나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하고, 중등도 이상의 환자에서는 대부분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법을 고려한다.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법 중 대표적인 것으로 유로리프트와 홀렙수술이있다. 유로리프트는 전립선이 크지 않을 때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특수 금속실을 넣은 뒤 집도의가 직접 눈으로 보면서 비대해진 전립선을 묶는 시술이다. 홀렙수술은 전립선의 크기에 상관없이 레이저를 이용해 전립선 피막면과 비대해진 전립선 사이를 제거하는 원리이다.

이들 수술은 전립선 전체를 제거하는 전립선암 수술과는 달리 발기에 관련된 신경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발기능 저하, 성욕 감퇴와 같은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은 없다.

이준호 교수는 “겨울이 되면 여름과는 달리 배뇨 증상의 악화나 소변이 방광에서 가득 찬 상태로 전혀 배출되지 않는 극심한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급증한다”며 “감기약도 중요한 원인이지만 그 밖에 추운 날씨나 과도한 음주도 전립선을 붓게 하거나 방광에 무리를 주어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외부활동 시 낮은 기온에 대비하고 음주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고, 50대 이상의 남성의 경우 평소 전립선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열 선임기자

kt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