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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 떨어지니 서학개미들 또 폭풍 ‘가을걷이’…한 달간 4500억 순매수 [투자360]
뉴스종합| 2023-11-20 09:32
[테슬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가을 서학개미(서구권 주식 소액 개인투자자)의 투심은 오랜 기간 투자 최우선주로 꼽혔던 글로벌 전기차(EV) 1위 ‘테슬라’로 다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간 서학개미의 ‘저가 매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주가 회복 중에도 테슬라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다.

다만 테슬라 주가 향방에 대한 미 월가(街)와 국내 증권가 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갈리는 모양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에 따른 약세를 점치는 한편, 고점 대비 여전히 낮은 주가로 인해 단발성 호재를 타고 주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맞서면서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 10·11월 해외 주식 月 순매수액 1위 종목 이름 올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최근 1개월 간(10월 16~11월 16일) 해외 주식 종목별 순매수액 1위는 3억4495만달러(약 4472억원)를 기록한 테슬라가 차지했다.

올 한 해 해외 주식 투자자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선호 현상을 반영하듯 2~4위는 ICE 반도체지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7762만달러(1006억원), 나스닥 지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PROSHARES ULTRAPRO SHORT QQQ)’ 5186만달러(672억원),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를 정방향으로 따르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3415만달러(443억원)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월별로 구분해 봤을 때도 테슬라는 지난달 순매수액 1억9103만달러(약 2477억원), 11월 순매수액 1억173만달러(1319억원)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가 월별 순매수액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주가가 5~9월엔 연초(1월 3일 108.10달러)와 비교해 연고점(7월 18일, 293.34달러)까지 2.7배 넘게 상승했고, 이후 조정기에도 250달러 언저리에서 오르내리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큰 폭으로 출회한 것이 대규모 순매도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에 대해 서학개미들이 강한 순매수세로 돌아선 배경엔 ‘주가 하락’이 깔려 있다. 263.62달러(10월 10일)에 이르던 주가가 10월 30일일엔 197.63달러를 기록, 200달러 선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서학개미들의 일명 ‘줍줍’ 행렬이 이어진 것이다.

11월 들어서는 242.84달러(11월 15일)까지 주가가 상승했지만 ▷사이버트럭 판매 시 1년간 재판매 금지 조건 명시 ▷인도가 테슬라 공장 유치를 위해 외국산 자동차 관세까지 고려한다는 점 ▷유럽 전역에 테슬라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강화 등의 호재가 이어지면서 주가 추가 상승을 기대한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매도하라. 목표주가 146弗” vs “6~9개월 뒤 주가 300달러 대”

전문가들 사이에선 테슬라 주가의 향방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마이클 틴달 HSBC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 대해 ‘매도(Sell)’ 투자 의견을 내고 목표가도 현재 주가보다 100달러께 낮은 146달러로 제시했다. 틴달 애널리스트는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인해 테슬라의 이윤이 줄어들 것이며, 완전 자율주행차(FSD) 기술의 성공 가능성 역시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의 여파로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6%나 급락하기도 했다.

반면, 대표적인 테슬라 강세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이사는 같은 날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테슬라는 현재 저가 매수 기회”라며 “6~9개월 후 테슬라의 주가 앞자리는 3(300달러 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가에선 테슬라 주가가 올 연말까지 200달러 선을 하회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290달러 선에 달했던 연고점과 비교했을 때 20% 넘게 주가가 떨어진 만큼 추가 반등 여력까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미 월가의 컨센서스는 테슬라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미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테슬라에 대한 분석치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 4분기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는 0.74달러로 3개월 전 집계치 0.91달러와 비교했을 때 크게 낮아졌고, 내년 1분기 EPS 예상치 역시 3개월 전 0.96달러에서 0.89달러까지 떨어졌다.

목표주가에 대한 컨센서스 역시 239.38달러로 현재 주가보다 낮다는 점은 주가 추가 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는 증권가의 시선을 그대로 반영한다.

한 국내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테슬라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200달러 언저리에서 매수하고, 230~240달러가 넘어서는 순간부터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형태로 투자 전략을 짤 가능성이 높은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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