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마약스캔들을 추적한 ‘실화탐사대’. [MBC ‘실화탐사대’]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48)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A씨(29·여)가 자신을 협박했다는 해커와 나눈 채팅 일부가 공개돼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A씨는 해커에게 반말을 하고 액수를 제안하는가 하면, ‘ㅋㅋㅋ’ 같은 이모티콘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MBC ‘실화탐사대’는 23일 ‘배우 이선균 마약 스캔들’ 방송에 앞서 이선균을 협박한 여실장과 해커의 수상한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사건이 시작된 해당 업소를 찾아 이번 마약 스캔들의 전말을 추적했다. 이선균은 올해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서울 자택에서 대마초 등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알고 있는 다수의 관계자들은 업소에서 일했던 여실장 윤서희(가명)를 지목했다. 이미 수차례 마약 전과가 있던 윤씨는 이선균에게 마약과 투약 장소로 본인의 집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구속 전 간이 검사에서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균은 최근 두차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나를 속이고 약을 줬다”며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박을 당했고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변호인을 통해 A씨와 성명 미상의 인물 B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여실장은 돈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 본인도 협박 당한 것이라 주장했다.

A씨는 “나와 이씨의 관계를 의심한 B씨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도 협박당했다”며 “B씨가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여실장과 해커(?)의 채팅 내역. [MBC ‘실화탐사대’]

제작진이 만난 윤씨 지인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9월 마약 투약과 이선균과의 관계를 빌미로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채팅 내역에는 ‘돈을 주지 않으면 일주일에 1000만원씩 증가한다’ 등의 협박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채팅에선 수상한 점이 엿보인다. 윤씨가 협박범에게 반말과 ‘ㅋㅋㅋ’ 등 이모티콘을 사용하는가 하면 먼저 “1억을 주면 조용하겠냐”며 액수도 제안했기때문이다.

더욱이 협박범이 1억으로 합의했음에도 이선균에게는 3억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난 점도 수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약 투약 등 전과 6범인 A씨는 지난 3∼8월 필로폰이나 대마초를 3차례 투약하거나 피운 혐의로 먼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이선균은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모발 정밀 감정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국과수는 다리털 정밀 검사 결과 “(체모) 중량 미달로 (마약류)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현재 인천경찰청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나 내사중인 인물은 이선균과 그룹 빅뱅 출신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5) 등 총 10명이다. 하지만 지드래곤은 줄곧 "마약 투약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고, 간이 시약 검사, 모발, 손발톱 정밀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여실장 A씨의 진술에만 의존한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