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상업화’ 오픈AI, 빅테크 대열 합류 시간문제…AI 경쟁 2라운드
뉴스종합| 2023-11-24 09:44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전격 복귀하면서 오픈AI가 구글 등 거대기술기업(빅테크)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내홍 끝에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복귀로 안정을 되찾으면서 AI 시장에 대대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올트먼 CEO의 복귀를 알리는 동시에 이사회를 전면 개편했다. 그간 AI 안전성을 우선시하며 올트먼 CEO 해임 사태를 몰고온 인물들은 물러났다.

대신 그 자리를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 브렛 테일러를 비롯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등이 채웠다. 여러 기술기업(IT) 창업과 경영에 관여했던 테일러와 경제학자 출신으로 정가에도 인맥이 두터운 서머스의 합류는 오픈AI가 본격적으로 상업화의 길을 걷겠다는 것을 시사한다.

AI기술이 인간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개발해야 한다는 비관론자인 ‘두머(Doomer)’의 기습공격에 AI 적극 개발 및 상용화를 주장해온 낙관론자 ‘부머(Boomer)’가 완전히 승리를 거둔 셈이다.

이에 따라 챗GPT로 생성형 AI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했단 평가를 받는 오픈AI가 상업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활짝 열렸다.

이미 오픈AI는 올트먼 복귀와 함께 이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오픈AI는 올트먼 복귀 협상이 마무리 단계였던 지난 22일 챗GPT 음성 인식 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한다며 상업화에 속도를 냈다. 그간 음성 기능은 챗GPT플러스 등 유료 서비스 사용자에게만 제공됐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챗GPT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픈AI의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실시간 대화형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기존 애플의 음성 비서 ‘시리’와 가장 큰 차별점이며 강력한 강점이다.

실제 오픈AI가 엑스(옛 트위터)에 시범적으로 올린 음성 인식 서비스 오디오 파일에 따르면 “(오픈AI직원) 778명이 먹으려면 피자를 몇 판 시켜야 할까”란 질문에 “195판은 주문해야 한 사람당 3조각을 먹을 수 있다”란 연산 결과와 함께 “어디에 주문하면 좋을지 궁금하면 말해 달라”는 대화가 이어졌다.

올트먼 CEO는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오픈AI 데브데이’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강조하면서 시장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당시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더 많이 창조하고, 더 많이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상호 협력과 파트너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AP]

기술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오픈AI가 이익 창출과 함께 대규모 투자 활동을 통해 성장의 고삐를 더욱 당긴다면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기존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대열에 합류하는 건 시간문제나 다름없다.

반면 혼란을 겪는 오픈AI에서 인재를 빼 올 기회를 엿보던 경쟁 기업들은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오픈AI 직원은 770명에 달하며 700여명이 회사를 나가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I 엔지니어 임금은 다른 직종에 비해 8~12.5% 가량 높다. 그마저도 최고 수준 엔지니어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기다.

한 오픈AI 연구원은 “챗GPT 발표 이전엔 자신의 가족이 ‘빈둥거리지 말고 구글 같은 곳에서 일해라’고 잔소리를 했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를 겪으며 올트먼 CEO가 마치 전기차 시장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처럼 개인 숭배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 새로운 위험 요소로 부상했다. 이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규제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 전문가인 노아 긴시라쿠사 미 벤틀리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AI 기술은 민주적이고 보편적이어야 하는 기술이지만 한 사람에 의해 매우 심하게 영향을 받는다”며 “그들은 마치 자신들이 더 큰 위대함과 사회 변화를 위한 단계에 있다고 하지만 그들은 상품을 팔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지나친 오픈AI 의존도를 저지하려는 업계의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 등 경쟁사들은 고객사들이 오픈AI 한 곳에 지나치게 의존하는데 따른 위험을 집중 제기하면서 판촉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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