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 “당선되면 IRA·화석연료 제한 모두 철폐”
뉴스종합| 2023-11-24 11:41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정치 업적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포함한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 고위관계자는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3690억달러 규모의 세금 감면과 청정에너지에 대한 보조금을 골자로 하는 IRA를 근본적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IRA의 보조금과 세금감면에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나게 과소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는 그와 관련된 지출을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IRA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FT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구성될 경우 공화당은 정부기관을 개편하거나 폐지하고 관련 관료들을 숙청해 청정 에너지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석유 시추 등 화석 연료 산업에 대한 제한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미 헤리티지재단 등 미국의 우파 싱크탱크들은 트럼프 2기 출범을 대비해 정책 청사진을 만들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이 발간한 ‘프로젝트2025’ 정책안은 산업계의 탈탄소를 지원하기 위한 4000억달러 규모의 차관 프로그램 사무국을 비롯해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의제의 핵심 기관들을 제거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한 데이비드 뱅크스 전 트럼프 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파리 기후협정에서 다시 탈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에 대해 수차례 “역사상 가장 큰 세금 인상”이라며 적대감을 표시한 바 있다. 최근 유세 영상에선 “미국 에너지가 풍력발전에 의존하기 때문에 약하고 기준에 못미치며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풍차는 녹슬고 새들을 죽인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의 에너지환경센터 부회장이자 트럼프의 고문인 칼라 샌즈는 “트럼프는 2기 행정부가 들어서는 첫날부터 일자리를 없애고 산업 기반을 죽이는 ‘바이든 표’ 규제를 하나하나 철회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의회 지도자들과 협력해 자동차에 대한 연비 기준을 폐기하고 ‘미국 에너지에 대한 전쟁’을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IRA 폐지 등을 위해서는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 법은 녹색 에너지 개발 업체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관련 프로젝트 대부분이 조지아 주 등 공화당 텃밭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라고 FT는 지적했다.

환경옹호단체 NRDC 행동기금의 케빈 커티스 전무는 “트럼프의 재집권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미국 내 기후 진전에 제동을 걸고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전세계 인사들의 손을 들어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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