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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그 사람?” 정치 출마도 한사코 거절했던 진짜 영웅, 뭐하나 했더니
뉴스종합| 2023-11-30 17:51
지난해 3월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발언 중인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왼쪽부터)과 11월 28일 단국대병원에서 열린 초청강연에 나선 정 전 질병청장. 깔끔하게 염색한 현재 모습과 과거 흰머리가 수북하던 모습이 대비된다. [연합 및 단국대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지난 11월 28일 단국대병원 내 강당. 이곳에 약 4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렸다. 교직원뿐만 아니라 의대 교수, 의대생 등 강당이 이들을 모두 수용하기엔 부족했다.

이들을 모이게 한 장본인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퇴임한 지 1년이 훌쩍 지났으나, 그의 인기는 여전했다.

당시에는 정치권 등에서도 하마평이 무성했다. 2021년 있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난해 윤석열 정부 들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등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이 같은 정치권의 유혹을 뒤로 하고, 정 전 청장은 지금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강연하는 모습. [단국대병원 제공]

의료계에 따르면 단국대병원은 지난 28일 정 전 청장을 초청해 ‘기후변화 건강영향과 대응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정 전 청장으로서는 지난해 5월 17일 퇴임한 이후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선 셈이다.

정 전 청장은 지난 2020년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이래 2년 4개월 간 국내 방역 정책을 총괄지휘 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대구·경북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을 때는 머리 감을 시간을 아끼기 위해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 화제가 됐고, 매일 오후 2시 브리핑에서는 시시각각 늘어나는 흰머리가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지난 2021년 6월 질병청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이 공개됐을 때는 공직자들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사용처가 김밥·분식집·도시락집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정 전 청장을 주목했다. 지난 2020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은 물론 같은 해 BBC가 뽑은 ‘올해의 여성 10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 전 청장의 주가가 올라가면서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정치권 등에서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정 전 질병청장이 “서울시장 후보군이 아니”라고 해명해야 했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하면서 여권 일부에서 정 전 청장을 추천했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월 28일 단국대병원 강당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발언하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단국대병원 제공]

현재 정 전 청장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퇴임 후 그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공공부문 감염병 정책연구위원을 지냈다. 1년 계약직에 연봉은 8000만원 수준이다. 올해 9월에는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임상교수로 임용됐다. 계약기간은 6년으로, 오는 2029년 8월까지다.

김재일 단국대병원장은 “정 전 청장의 활약상과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강의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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