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아직도 ‘밀실 심사’ 중인 예산안…정기국회 내 통과도 불투명
뉴스종합| 2023-12-04 09:28

1일 국회 본회의장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는 가운데 손준성, 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법정처리 시한(2일)을 넘긴 내년도 예산안이 21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쌍특검(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도입안과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 실시 등을 놓고 여야의 정쟁이 이어지면서 예산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현재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하지만 여야는 예산안 협상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연구개발(R&D) 예산, 검찰 특수활동비, 지역상품권 예산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현재 예산안 협상은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위원장과 여야 간사, 기획재정부 차관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소(小)소위’에서다. 법률적 근거가 없는 소소위에서의 협상은 국회 회의록에도 남지 않아 향후에도 논의 내용을 알 수 없다. ‘밀실 심사’라는 지적이 붙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오는 9일 종료되는 12월 정기국회 내에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 도입안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도입안 등 속칭 ‘쌍특검법’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 계획안을 단독 처리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예산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쌍특검 법안은 지난 4월 27일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고, 180일 심사 기간을 거쳐 지난 10월 24일 본회의에 부의됐다. 쌍특검 법안 처리 시한은 본회의 부의로부터 60일이 지난 이달 22일이다. 국민의힘은 쌍특검법 추진을 ‘정쟁용’으로 규정하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종료일 하루 전인 8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국회 본회의는 오는 8일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여당 일각에서 예산안 처리 없이는 본회의를 열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정기국회 종료 전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8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낮다. ‘쌍특검’을 놓고 여야의 극한 대립이 예고된 상황에서 예산안 처리 역시 여야간 힘겨루기에 발목이 잡힐 전망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쳐야 한다. 헌법은 국회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 즉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하도록 했는데 여야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를 지키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쟁을 유발하면서 예산안을 시한 내 처리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 당·정·대 협의회에서 “결국 예산안은 법정 처리시한을 넘겼고, 처리 못 한 민생법안도 계속 쌓여만 간다”며 “민주당은 아직도 대선 결과를 부정하고 사사건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R&D 및 새만금 예산 사업 등의 증액이 이뤄지지 않으면 예비비 일부 등 총 4조6000억원 감액안을 포함한 수정안의 처리도 불사하겠다면서 여당이 예산안과 민생 법안 심사를 막고 있다고 맞받았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여당이 방송장악을 위해 이동관 방통위원장을 지키겠다고 일하는 국회를 무력화했다”며 “국민의힘이 민생을 입에 담으려면 즉시 법사위를 열어 계류된 법안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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