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첫째 신생아는 모텔, 둘째는 공중화장실서 살해…암매장한 30대 엄마 기소
뉴스종합| 2023-12-04 16:11
[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2012년과 2015년에 두 아들을 낳자마자 출생 신고를 하지 않고 잇따라 살해한 30대 엄마가 재판을 받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일희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A(36) 씨를 구속 기소했다.

A 씨는 2012년 9월 초 서울 도봉구 모텔에서 갓 태어난 첫째 아들 B 군을 살해하고 인근 야산에 묻어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어 2015년 10월 중순 인천 연수구 공원 내 공중 화장실에서 신생아인 둘째 아들 C 군을 살해하고 문학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두 아들을 살해한 장소가 모두 집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추가로 조사한 결과 모텔과 공원 내 공중화장실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A 씨는 출산 하루 만에 모텔에서 이불을 뒤집어씌워 B 군을 살해했다.

C 군은 태어난 지 이틀 만에 공중 화장실에서 주스를 먹였다가 사레가 들자 코를 막아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A 씨는 경찰에 "산부인과 병원에서 출산 후 이틀 뒤 퇴원해 둘째아이를 집에 데리고 왔는데 심하게 울어 주스를 먹였다"며 "사레가 걸려 호흡곤란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두 아들 모두 출생 신고는 돼 있지 않았다.

임시 신생아 번호 또한 B 군만 있었고 C 군에게는 아예 부여되지 않았다.

A 씨는 지난달 인천 연수구청이 2010~2014년 출생아 중 미신고 아동을 전수 조사하자 압박감을 느껴 경찰에 자수했다.

A 씨는 경찰에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워 양육이 부담됐다"며 "두 아들의 친부는 다르다. 잠깐 만난 남자들이라 정확히 누군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 씨 자백을 토대로 지난달 10일 인천 문학산에서 둘째 아들 C 군의 유골을 찾았다.

다만 B 군 시신은 서울 도봉산 일대에서 아직 찾지 못했다. 11년 전과 비교해 지형이 많이 바뀐 탓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A 씨의 어머니는 미혼모인 딸과 그간 함께 살았지만 딸의 범행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두 차례 임신으로 배가 불러오면 어머니에게 핑계를 대고 집을 나와 몇 개월씩 따로 산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에게는 공소시효가 없는 살인죄만 적용됐다. 공소시효가 7년으로 이미 끝난 사체유기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검찰 측은 "아동을 대상으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면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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