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1위 캐터필러와 존 디어, 쿠보타 참석
전기식 건설기계 등 신제품 전시 예정
HD현대·두산 ‘무인화 솔루션’ 앞세울 계획
HD현대 CES 2024 전시관 조감도. [HD현대사이트솔루션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소비자 가전 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아나라 건설기계 전시회(Construction Equipments Show)가 됐다.”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들이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일제히 출사표를 던졌다. 글로벌 1위 업체인 미국 캐터필러는 물론 미국 존디어, 일본 쿠보타 등 유력 건설기계 업체들은 신제품 및 향후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HD현대, 두산밥캣은 무인 솔루션을 앞세워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일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캐터필러는 올해에 이어 내년 CES 2024에도 참석한다. 캐터필러는 부스 한 가운데에 배터리로 작동되는 로더(적재용 건설기계)를 전시할 예정이다. 온보드(내장형) 배터리를 지닌 전기식 로더는 일반 건설기계보다 소음이 적을 뿐만 아니라 오염 물질을 적게 배출한다. 로더에 배터리가 내장돼 있어 배터리를 따로 교체할 필요는 없다.
글로벌 톱(Top)5 건설기계 업체 중 하나인 존 디어는 내년 CES에서 친환경 기술력을 앞세운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열린 CES에서는 전기 굴착기를 소개한 바 있다.
두산밥캣 무인 건설기계 ‘로그X’. [두산 유튜브 캡처] |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쿠보타는 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CES에 참석, 신규 건설 장비를 공개할 예정이다. 하나다 신고 쿠보타 북미지사 최고경영자(CEO)는 “쿠보타의 미래 지향적인 글로벌 비전을 통해 CES 참가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CES에 참석하는 HD현대, 두산밥캣이 내세울 무기는 ‘무인화 솔루션’이다. 특히 HD현대는 2010년대 중반부터 자동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무인 기술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HD현대는 올해(180평)보다 1.5배 이상 커진 300평 규모의 부스를 운영, 무인 기술력을 활용한 차세대 건설 현장의 미래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HD현대의 무인 솔루션 ‘콘셉트-X’ 시리즈는 드론이 미리 습득한 지형 정보가 종합 관제 시스템인 X-센터에 전달, X-센터에서 분석된 데이터를 무인 장비들이 전송받아 작업을 수행한다. HD현대는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한 원격 제어 기술도 소개할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은 실물 장비 등을 가상세계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캐터필러 건설장비인 로더. [캐터필러 홈페이지 캡처] |
두산그룹 소속으로 참여하는 두산밥캣은 무인 건설기계 ‘로그X’를 전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그X는 엔진 없이 전기로 움직일 뿐만 아니라 무인 기술을 적용해 조종석도 없앴다. 이외에도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무인·전동화 기술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주요 건설기계 업체들은 CES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 존 디어가 CES에 사상 처음으로 참석했고, 캐터필러는 2021년에 첫 출사표를 던졌다. HD현대, 두산은 각각 2022년, 2020년에 처음으로 CES에 참가했다. 다만 첫 참가 당시 HD현대는 자율운항 선박, 두산은 수소드론과 협동로봇 등을 앞세웠다. HD현대는 지난해에도 건설기계가 아닌 미래 해양 전략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CES 참가 기업들이 과거와 달리 가전·IT 업체에 국한되지 않고, 건설기계 트렌드로 무인·전동화가 떠오르면서 CES에 참석하는 건설기계 업체들이 늘어났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건설기계 업계 관계자는 “다른 건설기계 전시회와 비교했을 때 CES가 가지는 파급력이 상당한 만큼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건설기계 업체들은 CES에 계속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