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韓 인공태양 ‘1억도 300초’ 운전 도전
뉴스종합| 2023-12-13 11:23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꿈의 핵융합에너지 구현을 위한 한국의 인공태양 KSTAR(케이스타)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의 300초 운전 기술 확보를 위해 내부 장치를 업그레이드하고 본격 실험에 돌입한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핵융합연)은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핵심 장치 중 하나인 디버터를 텅스텐 소재로 신규 개발해 설치를 완료하고 KSTAR의 첫 번째 플라즈마 실험을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디버터란 핵융합로 내부에서 발생하는 플라즈마의 강한 열속이 집중되는 진공 용기 하단에 위치한 플라즈마 대면장치다. 디버터는 플라즈마 열속이 직접 진공 용기에 닿지 않도록 방패 역할을 해 진공 용기를 보호하는 동시에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불순물을 배출하는 통로가 돼 고성능의 플라즈마가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다.

장시간 초고온 플라즈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플라즈마의 운전 시간과 비례해 증가하는 열에너지를 잘 견딜 수 있는 우수한 내열 성능을 갖춘 디버터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핵융합연은 기존 탄소 소재 디버터를 열속 한계치가 높은 텅스텐 소재 디버터로 교체하기 위해 2018년부터 개발에 착수했다.

새롭게 설치된 디버터는 텅스텐 소재의 모노 블록으로 만들어진 총 64개의 카세트가 모여 KSTAR 내부의 진공용기 하단부를 360도 두르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텅스텐은 높은 녹는 점, 저항성, 낮은 방사화 등의 특성을 지닌 소재로 기존 탄소 디버터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불순물 생성과 냉각의 어려움 등을 보완할 수 있다.

텅스텐 디버터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KSTAR의 첫 플라즈마 실험은 이달 21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진행된다. 주요 목표는 텅스텐 디버터 환경에서 정상적인 장치 운전을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에 KSTAR가 달성한 1억도 이상 초고온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역량을 재현하는 것이다.

KSTAR 연구진은 달라진 디버터 구조에 맞추어 플라즈마 형상의 최적화 방안을 확보하는 등 새로운 디버터 환경의 특성을 빠르게 파악하고 적응해 최적의 성능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유석재 핵융합연 원장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가장 유사한 장치로 손꼽히는 KSTAR 장치가 ITER와 동일한 텅스텐 소재의 디버터 환경을 갖추게 된 만큼, 향후 ITER의 플라즈마 실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KSTAR의 이번 플라즈마 실험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KSTAR의 선도적 연구를 통해 ITER와 향후 핵융합 실증로 운전을 위한 기술 확보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KSTAR는 이온온도 1억도 이상의 초고온 고성능 플라즈마 30초 운전에 성공하면서 세계 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6년까지 300초 운전 달성에 도전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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