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중국이 리상푸(65) 전 국방부장(국방장관)의 공식 해임 2개월 만에 둥쥔(62) 전 인민해방군 해군 사령원(해군참모총장격)을 후임 국방부장으로 임명했다.
2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상무위원회 제7차 회의를 마무리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둥쥔 신임 국방부장은 산둥성 옌타이 출신이다. 주요 군 경력을 해군에서 쌓은 인물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공식 발표에 앞서 지난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상장(대장급) 진급 행사에서 후중민이 해군의 새 사령원으로 임명된 사실을 공개했다. 다만 이날에는 둥쥔의 거취에 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둥쥔 신임 국방부장의 전임자인 리상푸 전 부장은 지난 8월 29일 중국·아프리카 평화 안보 논단에 참석한 뒤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중국 당국은 리 부장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를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두 달가량 지난 10월 24일 전인대 상무위원회 제6차 회의를 통해 그의 국방부장·국무위원·중앙군사위원직을 모두 면직한다고만 발표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의 수장 차이밍옌 국장은 대만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리상푸가 규율 위반과 부정부패 문제에 연루됐으며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이 해당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리 전 부장의 ‘혐의’는 인민해방군에서 전략 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을 겨냥한 반부패 조사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전 부장은 그간 미중 갈등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혀왔다. 그가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 재임 당시인 2018년 러시아로부터 전투기 10대와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음에도 시진핑 주석이 올해 3월 그를 국방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신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올해 중반 들어 외교·경제·글로벌 이슈 등에서 대화 채널을 속속 되살리는 가운데도 유독 군사 채널 복원이 늦어지는 이유로 리 전 부장 등 중국군 지도부에 대한 미국 제재를 거론하는 시각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지난 10월 리 전 부장을 해임하면서 미중 양국은 이달 21일(현지시간) 1년 4개월 만에 고위급 군 당국 간 소통 채널을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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