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진입 항공기 40초간 활주로 정지
  시스템은 정상 작동…관제사 인지 못 해

일본 도쿄 경찰 수사관들이 3일 하네다공항에서 일본항공(JAL) 여객기의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간 충돌 및 화재 사고에서 활주로 오진입 시스템은 정상 작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제사는 충돌 때까지 활주로에 잘못 진입해 있는 항공기를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시 하네다공항에서는 착륙기가 접근하는 활주로에 다른 항공기가 진입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관제탑에 알려주는 지원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활주로 점유감시 지원기능’ 시스템은 화면의 색을 통해 활주로 진입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관제사 앞에 있는 모니터 화면 가운데 하나에 활주로 전체를 노란색으로 점멸하고 항공기는 빨간색으로 표시한다. 별도 음성 경고 기능은 없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2007년 일본 국내 공항에서 조종사가 관제사의 지시를 오해해 활주로에 잘못 진입하는 사태가 잇따르자 이듬해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은 이번에 사고가 난 하네다공항 등의 활주로에서 운용되고 있다.

이번 사고 당시 관제사는 화면의 색 변화를 깨닫지 못해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활주로에 진입한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충돌 사고는 착륙을 시도하던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이륙을 염두에 두고 활주로에 진입한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활주로에 함께 진입하면서 일어났다.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관제사 허가도 없는 상황에서 활주로에 진입해 JAL 여객기와 충돌할 때까지 약 40초 동안 활주로 위에 정지해 있었지만, 관제사는 이를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기장은 “활주로 진입 허가를 받은 뒤 활주로에 진입했다. 이륙 허가를 얻어 엔진 출력을 올리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하네다공항은 지난 2일 발생한 사고 이후 관제사 역학을 재검토해 이날부터 활주로 감시 시스템을 상시 감시하는 인원을 배치했다.

이 사고로 JAL 여객기 탑승자는 379명 전원이 무사히 탈출했으나,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 6명 중 5명은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