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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고생만 했던 내 남편” 새생명 선물하고 하늘로…
뉴스종합| 2024-01-17 10:56
故 김인태 씨와 아내 최순남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한 몸으로 아프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지내요.”

백년해로하기로 굳게 약속했건만, 젊은 시절 고생만 했던 남편을 앞서 보낸 아내의 마음은 쓸쓸하기만 했다.

그렇게 평생을 가족을 위해 일했던 남편은 마지막 길에도 타인에게 새생명을 선물하고,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로 향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6일 동아대학교병원에서 김인태(72세)씨가 뇌사장기기능으로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항상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하던 남편이었다. 경상남도 산청군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씨는 차분하면서도 싫은 소리 한번 없이 묵묵히 가족을 보듬어온 가장이었다.

젊어서는 야구용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20년 넘게 일하고, 택시 기사로는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고생했다. 지난해 9월까지 택시 기사를 하던 김씨는 같은해 10월 복막투석관 삽입 수술 후 투석을 받기 시작했다.

故 김인태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불행이 김씨를 덮친 것은 지난해 12월 3일. 자택에서 목욕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 했다.

김씨와 김씨의 아내는 평소 생명나눔에 관심이 많았다. 김씨는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자주 이야기했고, 김시의 아내 또한 아프고 힘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돕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온 터였다.

그럼에도 이별은 이별. 남편과의 영원한 이별을 마주하며 아내 최순남씨는 이렇게 헤어지는 마음을 전했다.

“우리 걱정하지 말고, 함께 했던 시간 고마웠고 감사했어요.”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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