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그래미, 올해는 여풍 불었다…스위프트 새 역사·K-팝은 기근
라이프| 2024-02-05 15:31

제66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테일러 스위프트는 정규 10집 ‘미드나이츠’로 시상식의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 수상자로 이름이 불렸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이에요. 사랑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어 믿기지 않게 행복하고 감사합니다.”(테일러 스위프트)

올해의 그래미엔 ‘여풍(女風)’이 불었다. 세계적인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새 역사를 썼고, 마일리 사이러스와 빌리 아일리시를 비롯해 팝 음악계의 다양한 세대가 그래미를 휩쓸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6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테일러 스위프트는 정규 10집 ‘미드나이츠’로 시상식의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 수상자로 이름이 불렸다.

올해 시상식에서 본상에 해당하는 ‘제너럴 필드’는 6개 부문으로 개편됐다.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최우수 신인상’에 ‘올해의 작곡가’(비클래식), ‘올해의 프로듀서’(비클래식)가 추가됐다.

스위프트는 이번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그래미 사상 최초 네 차례 수상이라는 역사를 쓰게 됐다. 앞서 1989’, ‘포크로어(folklore)’, ‘에버모어(evermore)’로 세 차례나 ‘올해의 앨범’ 상을 수상했다 네 장의 앨범은 이번 그래미에서 ‘올해의 프로듀서’ 상을 받은 미국 프로듀서 겸 인디 록 밴드 ‘펀.(FUN.)’ 멤버인 잭 안토노프(Jack Antonoff)와 협업했다.

그동안 그래미에서 이 상을 3회 수상한 가수는 프랭크 시내트라, 폴 사이먼, 스티비 원더가 있었다.

스위프트가 이날 ‘미드나이츠’로 ‘베스트 팝 보컬 앨범(Best Pop Vocal Album)’상도 수상하며, 지금까지 총 14개의 그라모폰을 가져갔다.

스위프트는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부문 수상이 결정된 후 “지난 2년 동안 비밀을 지켜왔는데 오는 4월 19일 새 앨범이 나온다”고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그래미 어워드의 마일리 사이러스 [로이터]

‘올해의 레코드’는 마일리 사이러스의 차지였다. 사일러스는 ‘플라워스’(Flowers)로 생애 첫 그라모폰(그래미 어워드 트로피)을 품에 안았다. 올해의 레코드 부문과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부문까지 총 2관왕에 올랐다. 특히 올해의 레코드는 테일러 스위프트 ‘안티-히어로’, 빌리 아일리시 ‘왓 워스 아미 메이드 포’, 올리비아 로드리고 ‘뱀파이어’, 보이 지니어스 ‘낫 스트롱 인오프’ 등 쟁쟁한 후보들의 곡을 제치고 받은 값진 상이다.

사일러스는 “너무 대단한 상이다. 그러나 (이후 모든 게) 바뀌진 않았으면 좋겠다. 어제 제 인생은 완벽하게 아름다웠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빌리 아일리시는 ‘올해의 노래’ 주인공이었다. 영화 ‘바비’(Barbie)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왓 워즈 아이 메이드 포’(What Was I Made For?)로 상을 받았다. 빌리 아일리시는 “후보들이 모두 너무 대단한 음악가, 아티스트들이라 지금의 수상이 믿기지 않는다”며 “‘바비’라는 올해 최고의 만나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올해의 작곡가’ 상은 테론 토마스가 받았다. 정국의 첫 솔로 싱글 ‘세븐’(Seven)에 참여했다. 잭 안토노프는 ‘올해의 프로듀서’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빌리 아일리시 [AP]

신인상은 그레이시 아브람스, 아이스 스파이스를 제치고 ‘재규어 투’(Jaguar II)의 빅토리아 모네가 가져갔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빅토리아 모네는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활동해왔으며, 지난해 음반 ‘재규어(JAGUAR) Ⅱ’를 통해 가수로도 눈부신 활약을 했다. 모네는 여성 알앤비(R&B) 아티스트로는 22년 만에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최우수 신인상을 포함해 총 3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각 장르에서도 걸출한 수상자들이 나왔다. 카롤 지가 베스트 뮤지카 얼바나 앨범, 레이니 윌슨이 베스트 컨트리 앨범을 받았다.

제이 지는 닥터 드레 글로벌 임팩트상을 수,. 딸 블루 아이비와 무대에 올랐다. 제이지는 무대에 올라 “한때 수상 결과를 두고 보이콧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호텔에서 TV로 그래미를 봤었다”며 “지금은 많이 나아지고 있는데 그래미가 더 정확한 시상을 했으면 좋겠다”며 ‘화이트 그래미’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내 비욘세를 언급, “그녀는 누구보다 그래미상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올해의 앨범를 받지 못했다. 누군가는 상을 뺏겼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일갈했다.

그래미의 자랑인 스페셜 퍼포먼스 무대에선 두아 리파를 비롯해 올리비아 로드리고, 빌리 아일리시, 트래비스 스캇, 버나 보이, 조니 미첼, U2, 빌리 조엘 등이 꾸몄다. 스티비 원더, 판타지아 바리노 등은 고(故) 토니 버넷, 티나 터너를 기리는 헌정 무대를 꾸몄다.

올해의 그래미 어워드는 K-팝 기근이었다. 방탄소년단이 2020부터 3년 연속으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지명됐고, K-팝 최초로 퍼포머로 참석하며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왔다. 이번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솔로 앨범들과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피프티 피프티, 트와이스 등 많은 K-팝 가수가 출품작을 보냈으나, 단 한 팀도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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