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출마 참모들, 후광 없다…룰 따라 뛰어야”
  거부권 행사 지적에 “여야 충분한 숙의 이뤄져야”
  박스권 지지율에 “당선 지지율 근접 위해 노력”
  “어린이 아낀 따뜻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파”
  尹대통령, KBS 신년대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은 여야 지도부 간 대화가 우선이라고 전제했다. 갈등 논란이 있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는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워 판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7일 방영된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취임 후 이 대표와 별도로 만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통령은 여당에서 소위 1호 당원이란 개념으로 그 의견을 존중하는 중요한 당원이긴 하지만 엄연히 당의 지도부와 대통령실은 별개”라고 밝혔다.

이어 “영수회담이라고 하는 건 우리 사회에서 없어진 지 꽤 된다”며 “여야의 지도부끼리 논의를 하면 저 역시도 정당 지도부들과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는데, 영수회담은 여당의 지도부를 대통령이 무시하는 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 대통령이 사법리스크의 이재명을 원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어쨌든 재판이 진행 중인 건 있습니다만, 정치는 정치고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 당의 지도부를 배제한 상태에서 야당의 대표와 지도부를 직접 상대한단 건 대통령으로서 집권 여당의 지도부와 당을 소홀히 하는 처사이기 때문에, 같이 하든지, 먼저 대화를 나누고 정말 그야말로 제 입장에서도 행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결심사항이 필요하다는 단계가 됐을 때 같이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박장범 KBS 앵커와 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갈등 논란이 있었던 한 위원장과는 비대위원장 취임할 무렵 통화를 했고, 최근에는 통화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도 선거 지휘나 공천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고, 가까운 사이였지만 제가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다. 본인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며 “정무수석이라든지 필요한 소통은 하고 있는데 직접 전화를 하면서 하기는 우리 한동훈 위원장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그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한 위원장과 갈등이 봉합된 것인지에 대해 묻자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나 당의 대표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다 결국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해야 되는 입장”이라며 “사사로운 이런 게 중요하지 않고, 그런 걸 앞세워서 판단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출마가 당내 공천 과정에서 후광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언론에서 일단 가만히 안 있을 것이고, 우리 비대위원장 취임할 때도 당과 대통령실이 얼마나 거리를 두느냐가 총선 승리의 관건이란 식으로 언론에서 계속 얘기하는데 대통령실의 후광이라고 하는 것이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 나간 분들도 다 정치에 뜻이 있었던 사람들이고, 제가 대선에 출마하기 전에 이미 국회의원 보좌관이라든지 당의 직원이라든지 향후에 정치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서 우리 대선캠프에 들어왔던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정치하러 총선에 출마하러 나가겠다는 것을 제가 막을 수는 없다”며 “사표 제출을 재가했지만 특혜라는 것은 아예 기대도 하지 말고 나 자신도 그런 능력이 안 된다, 공정하게 룰에 따라 뛰라고만 했다”고 덧붙였다.

취임 후 9건의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도 많았다”며 “국회에서 의결된 법이 행정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도 여야의 충분한 숙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단 점이 많이 아쉽다”고 했다.

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KBS를 통해 녹화 방송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 대담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

최근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혔다는 분석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저는 지지율에 대해선 선거 때 지지율과 대통령이 되고 나서의 지지율은 조금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의 정상들을 봐도 정상에 대한 지지율은 굉장히 들쭉날쭉하다”며 “기대를 하고 그 자리에 국민들이 선출을 한 건데, 그 기대가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향이나 기조를 잡는 것만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제게 어떤 기대를 하고 뽑아주신 분들, 또 저를 안 뽑아주셨던 분들에 대해서도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가 만들어져야 되지 않겠느냐”며 “그때그때 지지율보다 전체적으로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까지 갈 수 있기 위해선 결국 손에 잡히는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의 추이를 보면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국제 금리가 높다 보니 외국도 경기가 많이 위축돼 있고, 전 세계 정상 지지율도 많이 떨어져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께서 이 정도, 제게 실망을 덜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어떤 인상으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어린이를 많이 아낀 그런 대통령, 따뜻한 대통령,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서 미래를 준비한 대통령이라는 인상을 가지셨으면 하는데 얼마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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