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내 이용자 1억7000만명
"미중 디지털 냉전 격화할 것"
틱톡 매각 ‘몸값 66조원’
트럼프도 2020년 틱톡 매각 압박했으나 불발
틱톡과 미국 성조기.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정치권에서 중국 바이트댄스의 숏폼(짧은 영상) 플랫폼 틱톡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실제로 강제 매각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미 하원이 통과시킨 '틱톡 금지법안'이 입법화된다고 하더라도 틱톡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법안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통과해 시행에 들어가게 되면 중국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틱톡을 6개월 안에 매각해야 하며,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미국 내 앱스토어에서 유통이 금지된다.
법안이 이날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적 지지를 받아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에서는 찬반이 엇갈리면서 입법화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또 법안이 상원을 통과해 시행되더라도 틱톡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NYT 진단이다.
앞서 2020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트댄스를 상대로 틱톡을 매각하도록 압박했을 때도 미국 기업인 월마트, 오라클 등이 지분 매입에 나설 태세를 보였으나 매각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NYT는 우선 인수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을 틱톡 매각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다.
틱톡의 미국 사업 부문만 따져도 몸값이 상당히 비싸고, 일부 분석가는 이를 500억 달러(65조8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NYT는 전했다.
예를 들어 틱톡의 잠재적 경쟁사인 스냅이 사들이기엔 너무 비쌀 수 있고,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거대 테크 기업은 인수할 여력이야 있겠지만 자칫 시장 독점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등의 독과점 규제 당국이 미국 기업의 틱톡 매수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들이 틱톡을 인수하려면 여럿이 모여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바이트댄스 입장에서는 우회로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가령 틱톡을 분사해 증시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공개 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다.
법안을 지지해온 민주당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앞서 틱톡 매각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과 동맹국 간 파트너십을 거론하면서 “그게 미국 기업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미국 기업과 유럽 기업의 합작벤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트댄스가 미국에서 법정 다툼을 이어가며 틱톡 매각에 맞설 가능성도 있다.
중국 정부도 미 하원에서 틱톡 금지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미국 정부를 겨냥해 "공정한 경쟁을 막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강제로 매각하게 된다면 미국과 중국의 '디지털 패권 냉전'이 고조될 것으로 NYT는 내다봤다.
미국 정치권은 틱톡 이용자 정보가 중국 모기업 바이트댄스를 통해 중국 정부로 넘어가게 되면 미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날을 세워왔다. 틱톡의 미국 내 이용자는 1억7천만명에 달한다.
다만 이 같은 강제 매각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 정부는 중국제 데이팅 앱인 그라인더를 매각하도록 압박했으며, 투자자 그룹이 중국 모기업으로부터 그라인더를 6억 달러 이상에 인수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