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푸틴 5선에 중국·북한·이란은 호재…반서방연대 강해진다
뉴스종합| 2024-03-19 15:1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6년 추가 통치 기간 동안 반서방연대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질서가 급변하는 와중에 러시아와 밀착해 새로운 정치, 경제적 이익을 얻은 중국, 북한, 이란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대선 역사상 최고 득표율인 87.28%를 기록하면서 5선에 성공하자 “강력하고 주권적인 러시아 없이는 지속적인 국제 질서가 불가능하다”며 러시아 중심의 새로운 질서를 강조했다.

푸틴의 연임 소식에 우호국들의 즉각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축전에서 “당신이 다시금 당선된 것은 당신에 대한 러시아 인민의 지지를 충분히 방증한다”며 “중국이 양국의 전략적 협력의 지속적이고 심도 있는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에 정상회담을 갖고 ‘무제한 협력관계’를 천명한 바 있다. 중국은 이를 기반으로 러시아와 무역, 외교, 안보 관계를 강화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압력 속에서도 협력을 유지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러시아의 원유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사들였다. 이 외에도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의 수출을 대폭 확대했다. 양국 간 무역액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위안화 표시 거래도 급증했다.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는 한 서방에 대한 저항을 공통 분모로 한 이런 경제적 이득은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대만, 남중국해 문제에도 집중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축전에서 “당신의 정력적이고 올바른 인도 밑에 (중략) 국제적 평화와 정의를 실현하고 자주화된 다극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위업 수행에서 반드시 승리하리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북한의 경우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다방면 협력을 강조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산 미사일 등 탄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북한은 중국과 더불어 손잡을 외교적 후원자를 확보하는 한편 군사기술 전수, 경제 활로 등을 모색할 기회를 잡았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방북 일정을 조율 중이다.

미국의 제재 속에 러시아와 밀착해 온 반서방연대의 또 다른 한 축인 이란도 기민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결정적 승리와 재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러시아는 이란에서 들여온 자폭 드론(무인기) 등을 우크라이나 침공전에 사용하면서 공습에서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서방연대의 결속력은 이번 러시아 대선을 계기로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러시아와의 밀착에서 얻는 이익이 워낙 큰 까닭에 푸틴 대통령의 사실상 종신집권은 관계의 안정화를 의미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CNN방송은 “푸틴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거나 푸틴을 고립시키려는 미국 주도의 노력을 막아 온 국가들에 푸틴의 승리는 러시아와의 결속 안정성을 보장한다”고 평가했다.

반서방까지는 아니지만 중립을 표방하며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회색지대 국가들도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인도의 경우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촉구하면서도 러시아에서 싼값에 원유를 들여오면서 이익을 보고 있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중립적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남반구 신흥국과 개도국)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CNN방송은 푸틴 정권이 안정되면서 반서방연대의 외연이 확장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의장국으로서 올해 10월 카잔에서 개최할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연례 정상회의를 주목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브릭스를 경제적 영향력을 포함해 기존이 질서를 무너뜨리는 움직임으로 규정한 바 있다.

브릭스는 올해 초 이란, 아랍에미리트, 에티오피아, 이집트 등 4개국을 신규 회원국으로 맞아들이면서 규모를 2배 가까이 키웠다. 중국과 러시아는 브릭스를 G7(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에 대항하는 세력으로 확장해가겠는 심산이다.

브릭스에 대한 개도국들 관심의 배경에는 미국 패권에 대한 반감, 권위주의 체제를 무시하지 않는 세계질서에 대한 갈망, 경제발전에 대한 욕구 등이 반영돼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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