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대...‘반도체 패권’ 승부수
삼성 60억弗 지원도 조만간 발표
마이크론 시간외 주가 15% 급등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195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2022년 제정한 반도체법상 최대 규모로, 삼성전자의 보조금으로 예상된 60억달러보다 3배 가량 많다. 이를 통해 현재 ‘제로(0)’ 수준인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을 2030년 전까지 20%로 끌어올리고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관련기사 2·6·18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 현장 연설을 통해 인텔에 대한 지원을 직접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면서 “우리는 미국 이곳에서 40년 만에 첨단 반도체 제조가 다시 부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상무부는 인텔에 최대 85억달러(약 11조4000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보조금에 더해 반도체법에 따라 110억달러(약 14조800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도 인텔에 실시키로 했다.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자금 지원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4번째이지만 인텔이 받는 지원 액수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00억달러의 2배 수준이다. 반도체법 예산이 총 527억달러인데다, 다른 기업의 예상 지원금이 100억달러 미만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최대 규모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에 대한 지원금 15억달러(약 2조64억원)였다. 삼성전자에는 60억달러, 대만 TSMC에는 50억달러의 지원금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텔에 대한 대규모 지원은 미국 정부의 노골적인 자국 기업 밀어주기로 분석된다. 미국은 현재 12% 수준인 첨단 반도체 생산 시장점유율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려 반도체 시장에서 역전을 노리고 있다.
정부를 등에 업은 인텔은 5년간 1000억달러(약 134조원)를 투입해 애리조나, 뉴멕시코, 오하이오, 오리건 등 4개 주에서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애리조나와 오하이오에 최첨단 로직 팹(fab·반도체 생산시설) 2곳을 건립하고 기존 시설 현대화하는 등 최첨단 패키징 시설로 전환 등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000억달러 중 30% 가량이 건설 비용에 사용되고 나머지 금액은 칩 제조에 필요한 도구를 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이날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과 3분기 전망치를 내놓으며 뉴욕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5% 급등했다. 마이크론은 2024 회계연도 2분기(12∼2월) 매출은 58억2천만 달러(7조8천17억원), 주당 순이익은 0.42달러(563원)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매출은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53억5천만 달러를 웃돌고, 주당 순이익은 0.25달러 손실을 뛰어넘었다.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66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 60억2천만 달러를 10%가량 상회할 것으로 마이크론은 전망했다.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 산자이 메로트라는 “우리는 마이크론이 반도체 업계에서 인공지능(AI)이 제공하는 다년간의 기회에서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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