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볼티모어 다리 붕괴’ 선주, 보상책임만 4조원…“전액 배상은 어려울 듯”
뉴스종합| 2024-03-30 13:27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 위치한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부딪친 대형 컨테이너 선박 달리호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서 발생한 교량 붕괴의 재건 비용을 댈 책임 소재를 두고 미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장 재건까지 수년이 걸릴뿐더러 비용도 수십억달러가 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교량에 부딪친 컨테이너 선박의 선주으로부터 손실 복구를 위한 모든 비용을 받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 붕괴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은 달리호의 선주인 싱가포르 기업 오션 그레이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틴 데이비스 툴레인대 해양법센터 소장은 “해양법상 모든 책임은 결국 선주에게 있다”며 “달리호에 화물을 실은 머스크는 책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션 그레이스의 보험사는 브리타니아 P&I 클럽이다. 이 보험사는 해상운임의 90%에 대한 해상책임보장을 제공하고 있으며, 컨소시엄인 국제P&I 클럽(International Group of P&I Clubs) 산하 12개 해상보험 회원 클럽 중 하나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청구될 비용 상당 부분은 해상 보험 회사들이 부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사건에 다양한 회사들이 연관돼 있는 만큼 각각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정하는 것만으로도 장기간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CNN은 전했다.

아직 손해배상과 재건에 대한 최종 청구 비용을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 자체의 재건 비용으로만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클레이스의 분석가들이 지난 27일 발표한 보고서 따르면 교량 붕괴로 인한 보험금 청구 비용은 10억달러에서 30억달러(약 4조원) 사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량에 대한 손해 배상 청구액만 약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 이를 수 있으며, 사망자에 대한 법적 책임 비용으로만 최고 7억달러(약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로레타 워터스 보험정보연구소 대변인은 “교량만으로도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을 수 있다”며 “대규모 배상 소송, 생존자들을 위한 의료비, 청소비 등이 발생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피해를 입은 차량을 비롯한 교량에서 파생된 잔해들을 치우고 재건하는 비용도 포함된다”고 진단했다.

존 미클러스 미국 해양 언더라이터 협회 회장은 “사건에 관련한 법적 절차 비용으로만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비용에 대한 손실 보상 논의가 진행되기 시작하면, 전 세계 재보험 시장으로 부담이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다양한 업체들이 영업 중단 손실을 볼 것으로 보이지만, 현행 해양법만으로 오션 그레이스로부터 손실 금액을 모두 받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데이비스 소장은 “선박 소유사로부터 모든 영업 중단 손실 금액을 회수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해양법이 1851년에 제정됐을 정도로 오래된 나머지 오션 그레이스가 이번 사건에 대한 법적 책임 비용을 어느 정도까지 정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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