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생산성 높이자” 기업들, 생성형 AI 업무 활용
뉴스종합| 2024-04-04 11:10
미국 일리노이주 버논 힐스에 있는 월마트에 쇼핑객이 들어가고 있다. [AP]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업무 방식을 혁신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매장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의류 디자인의 초안을 잡는 등 생성형 AI를 접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인 기업 사례를 최근 소개했다.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지난해 생성형 AI를 이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마이어시스턴트(My Assistant)’ 앱을 도입했다. 월마트의 데이터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직원이 문서 요약과 새로운 콘텐츠 생성 등에 활용한다. 올해 마이어시스턴트는 미국 외 11개국으로 확장하며 직원의 모국어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오나 모리스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반복되는 일상 업무량을 줄임으로써 더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는 월마트에 ‘엄청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외에도 월마트는 AI를 활용해 택배 트럭의 배송 경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절약한 비용만 연간 9000만달러(약 1211억원)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표 백화점 메이시는 생성형AI를 통한 마케팅을 실험하고 있다. AI를 이용해 이메일을 작성하거나 온라인에 제품 설명을 추가하고 판매할 의상이나 다른 제품의 이미지를 복제하는 것 등이다. 토니 스프링 메이시 CEO는 “AI가 직원의 업무량을 줄이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캐주얼 의류기업 아베크롬비 앤 피치의 경우 의류 디자인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과정에서 이미지 생성을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미드저니(Midjourney)’를 디자이너들이 사용하고 있다. 마케팅 부서의 직원도 홈페이지에 올릴 제품의 안내문을 작성할 때 생성형 AI를 이용하고 있다.

아베크롬비 앤 피치 디지털 책임자인 사미르 데사이는 “아직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있는지 수치로 표시하긴 어렵지만 AI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아이스크림 제조업체 벤앤제리스에서는 AI 카메라를 통해 ‘체리 가르시아’, ‘청키 몽키’ 등 제품별 재고 상황을 즉각 유통업체에 전송한다. 벤앤제리스의 모기업인 유니레버의 캐서린 레이놀즈 대변인은 “발 빠른 재고 관리로 제품의 신선도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 덕분에 AI 카메라가 설치된 지점의 판매량이 13%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농기계 회사 존디어에선 AI를 활용한 디지털 농업 기술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존디어는 AI 카메라를 통해 잡초가 심어진 위치를 파악해 제초제를 선택적으로 살포하는 기술을 도입한 결과 지난해에는 800만갤런(약 3028ℓ)의 제초제를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리프트 등처럼 수요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AI를 사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웬디스는 식음료 업계 처음으로 수요와 시간대에 따라 가격을 유동적으로 바꾸는 탄력가격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 등 붐비는 시간대에 가면 햄버거 가격이 더 비싸고 그렇지 않은 시간에는 할인하는 방식이다. 다만 소비자의 반발로 최근 이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지만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은 공통적이다.

기술연구회사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IDC)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 작업에 생성형 AI를 적용할 경우 2029년께 생산성이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게리 머레이 IDC 엔터프라이즈 마케팅 테크놀로지 담당 리서치 디렉터는 “향후 5년 안에 생성형 AI는 특정 마케팅 역할의 업무를 40% 이상 처리할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며 “생성형 AI의 빠른 진화로 마케팅 리더들은 역할, 기술, 조직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셉 데이비스 뱅가드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 기술이 약 80%의 작업 현장 근로자의 시간을 20% 정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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