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장관 주재로 ‘복수 전선 상황평가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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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하자 이스라엘이 긴박하게 대응체제 구축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안보관계 고위 인사들과 함께 ‘복수 전선(multi-front) 상황 평가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 폭격과 관련해 이란이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회의에는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 이얄 자미르 국방부 최고 행정 책임자와 최고위급 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이스라엘군은 모든 전투부대원의 휴가를 중단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조처를 취했다. 군은 각급 부대에 보낸 서한을 통해 상황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스라엘군은 전쟁 중이며 병력 전개 문제는 필요할 때마다 지속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밤엔 방공시스템 운용 경험이 있는 예비군을 추가로 동원하기로 했다.
이스라엘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군의 전황 평가 결과에 따라 방공부대 병력 증원과 이를 위한 예비군 동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또는 친이란 무장세력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하려는 병력 운용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날 자국에 대한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해 중부 지역에서 위성항법장치(GPS) 신호 교란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일부 지역에서 차량용 GPS가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이어졌다.
다만 이스라엘군 국내 전선사령부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면서 내렸던 민간인 대상 행동 지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민간인은 발전기나 식량을 추가로 살 필요는 없다”며 “지침에 변화가 생기면 즉각 공식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가리 소장은 또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어떤 위협에도 진지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우리 전투기들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예고한 대로 실제로 보복이 이뤄질 경우 앙숙인 이스라엘·미국과 초유의 직접 공방도 벌어질 수 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 등 이란의 ‘대리 세력’을 통해 미사일·무인기 공격을 가하거나 직접 탄도 미사일을 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2020년 1월 미군이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하자 이란은 강력한 응징을 예고하고 장례식 직후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2곳을 향해 탄도미사일 12발을 발사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인 아하론 할리바 소장은 휘하 장교들에게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는지 확실하지 않다. 복잡한 날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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