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日자위대, 공식 SNS에 식민 정당화 ‘대동아전쟁’ 사용
뉴스종합| 2024-04-08 13:42

일본 육상자위대 부대에 사용된 ‘대동아전쟁’ 표현 [육상자위대 32보통과 연대 엑스(X) 캡처]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일본 육상자위대 부대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용어인 ‘대동아전쟁(大東亞戰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용어는 일본이 아시아 식민지를 해방시키기 위해 전쟁을 했다는 왜곡된 의미여서 일본에서도 사용이 금기시 돼 있다.

육상자위대 제32보통과 연대는 지난 5일 엑스(X·옛 트위터)에 “32연대 대원이 대동아전쟁 최대 격전지 이오지마(硫黃島)에서 개최된 일미 이오지마 전몰자 합동 위령추도식에 참가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조국을 위해 존귀한 생명을 바친 일미 양국 영령의 명복을 빈다”고 밝히고 관련 사진도 첨부했다.

이오지마는 일본과 괌 중간쯤에 있는 섬이다. 1945년 미군이 일본군과 격전 끝에 섬을 점령하고 성조기를 세우는 모습이 찍혀 유명해졌다.

제32보통과 연대는 SNS에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전날 “코멘트할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대동아전쟁 용어 사용에 대한 정부 견해’를 말해 달라는 질문에 “종전부터 정부가 답변해 온 것처럼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는 현재 일반적으로 정부 공문서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문서에 어떠한 용어를 사용할 것인지는 문맥 등에 따른 것으로 질문에 대해 일괄적으로 답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현재 방위성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는 1941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 내각 때 각의(국무회의)를 토해 공식 표현으로 채택됐다. 이는 일본이 주장했던 ‘구미 제국으로부터 아시아 식민지를 해방시켜, 대동아공영권을 설립해 아시아의 자립을지향한다’는 ‘대동아 공영권 구상’에서 나온 표현이다.

일본 대백과전서에는 대동아전쟁이 “태평양전쟁에 대한 당시 일본 지도자층 호칭”으로 설명돼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패전 후 일본을 점령한 연합군최고사령부(GHQ)는 공문서 등에서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금지했다. 지금도 일본 정부는 공문서에 이 용어를 쓰지 않아 사실상 ‘금기어’로 인식된다.

극우 성향을 보이지 않는 대부분의 정치인, 언론, 교과서는 대동아전쟁 대신 태평양전쟁이나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앞서 육상자위대는 장군을 포함한 대원 수십 명이 지난 1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찾아가 집단 참배해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참배자 중에는 한국으로 치면 육군본부에 해당하는 육상막료감부에서 육상막료장(육군참모총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고바야시 히로키 육상막료부장도 포함됐다.

이들은 시간 단위 휴가를 신청해 야스쿠니신사를 찾았으나, 고바야시 부장과 일부 인사는 관용차를 이용해 이동했다.

방위성 사무차관 통달은 부대가 종교 예배소를 참배하는 것과 대원에게 참배를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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