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18일 IMF 춘계 회의 계기로 열린 대담서 밝혀
변동성 완화 적극 의지 표명 “재원·수단, 보유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현지시간)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개입에 나설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최근 급등하고 있다.
또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환율에 주는 영향은 금리를 올리던 때인 2022년 중반과 비교해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달러 기조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 계기에 열린 대담에서 "우리 환율이 시장 기초에 의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서 약간 벗어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수주간 환율에 영향을 끼친 여러 외부요인이 있었다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에 미국의 통화정책, 지정학적 긴장, 이웃국가인 중국의 위안화와 일본 엔화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총재는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해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며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총재는 이날 대담에서 현재의 외환시장 환경은 미국 고금리가 지속되리라는 예상에 따라 달러 가치가 견고하게 올라갔던 2022년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달러 강세는 이르면 6월부터로 예상됐던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뒤로 늦춰질 수 있다는 예상에 기인했지만, 그 여파는 비교적 일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나는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 시장의 환율에 주는 영향은 1년 반 전에 비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과 중동 불안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 등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은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대로 진입했다가 17일 1380원대로 하락 마감했다.
한국의 수출 대상 국가 부동의 1위였던 중국이 최근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온 것에 대해선 "단순히 지정학적 긴장 때문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우리가 오랜 기간 안주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았듯 중국의 기술이 한국을 따라잡고 있다"며 "많은 중간재 산업에서 지정학적 긴장과 관계없이 중국은 매우 큰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 한국의 산업은 지난 15∼20년간 매우 안주해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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