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스 조직원 “신와르 상의 없인 어떤 결정도 못 내려…그는 지도자”
2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팔레스타인 영토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하마스 리더 야흐야 신와르의 모습이 담긴 히브리어 광고판을 자동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7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가자지구내 하마스 리더 야흐아 신와르가 종전의 열쇠를 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중재국인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가 이스라엘·하마스와 함께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을 놓고 진행하는 협상에서 하마스 대표단이 일일이 신와르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 조직원이자 정치분석가인 살라흐 알딘 알아와우데는 “신와르와 상의하지 않고는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면서 “그는 관리자나 감독이 아닌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NYT는 “이스라엘로선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간접적으로나마 그와 협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와 이스라엘 및 미국 관계자들은 “신와르가 이스라엘 특사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면서 기민한 협상가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1962년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신와르는 이스라엘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다른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죗값으로 20년 넘게 복역하다가 2011년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군 병사와 맞교환돼 석방됐다. 석방 6년 뒤 그는 가자지구 내 하마스 지도자로 선출됐다. 신와르는 현재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지하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신와르는 수감 중 습득한 이스라엘 문화와 사회 지식을 기반으로 이스라엘 사회에 분열을 조장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그와 함께 있었던 동료 수감자들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은 최근 휴전 협상의 중요한 국면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들의 비디오를 공개한 것도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신와르가 전쟁을 가능한 길게 끌고 가 이스라엘의 국제적 평판을 망가뜨리고 핵심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킨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보고 있다.
NYT는 “하마스의 계략이 그런 것이었다면 성과를 거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하마스는 지난 4일부터 카이로에서 열린 협상에서 “조건부 종전 논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휴전을 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며 라파 공격 준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케렘 샬롬 검문소를 10여발의 로켓으로 공격해 4명의 이스라엘 군인이 숨지고, 이스라엘군이 즉각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양측의 협상은 사실상 결렬됐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