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출산율 높이려면, 여학생 1년 일찍 입학시켜라?”…정부기관의 ‘황당’ 조언
뉴스종합| 2024-06-02 09:54
지난 달 인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민방위 대피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출산율을 높이려면 여학생들을 1년 조기 입학시키라는 황당한 조언이 나와 비판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황당한 발상은 정부의 인구정책 평가를 전담하는 국책연구기관이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최근 발간한 '생산기능인구 비중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의 발달 정도가 여성의 발달 정도 보다 느리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령에 있어 여성들은 1년 조기 입학시키는 것도 향후 적령기 남녀가 서로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세연은 이 보고서에서 결혼 의지 확립, 교제, 결혼, 첫째 아이 출산, 난임 해결 등 출산을 결정하기까지 전 과정에서 단계별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교제 성공 지원 정책'의 예시로 '여아 조기 입학'을 내놓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여아 조기 입학과 향후 남녀 교제 성공률 간의 인과관계나 기대 효과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 같은 조세연의 제언에 대해 사회통념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학적 근거나 충분한 사례없이 인구정책 평가 기관에서 여아 조기 입학 추진이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국민적 반감을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도 "저것도 연구라고 내놓은 거냐. 내 세금이 저런 데 쓰인다고?", "여학생 1년 조기 입학? 정말 황당하다", "제정신이냐"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2년 7월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6세로 1년 앞당기는 학제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의견 수렴없이 유아 발달 특성을 무시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이를 계기로 임명 35일 만에 사퇴하기도 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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