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해외여행 못 간다고 개근거지 놀림받아” 韓세태 꼬집은 외신
뉴스종합| 2024-07-09 14:01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국내 초등학생 사이에서 해외 여행을 갈 형편이 못 돼 개근하는 아이들을 두고 '개근거지'라는 비하 표현이 사용되는 세태를 외신이 조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6일(현지시간) 〈'개근거지'는 누구인가? 일하고 공부만 하며, 즐기지 못하는 한국 청년들을 의미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SCMP는 "전통적으로 '개근'은 미덕으로 여겨져 왔고, 이를 실천하는 개인들은 자기 관리를 잘 하고 책임감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일, 휴식, 놀이의 균형을 이루는 데 대한 태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한국의 SNS에서 보여지는 관점은 여가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젊은 세대에게 개근은 여행이나 휴식을 위한 시간과 돈이 없어 오로지 학습과 벌이만 추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이와 함께 최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 A씨의 사연도 소개했다. A씨는 당시 글에서 "아들이 친구들로부터 '개근거지'라는 놀림을 받아 울었다"며 "학기 중 체험학습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받았는데 (해외여행) 안 가는 가정이 그렇게 드물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국내 여행이라도 다녀올 생각으로 경주, 강릉 등을 알아봤지만, 아들은 "다른 친구들은 괌, 하와이 등 외국으로 간다"며 "국내 가기 싫다. 어디 갔다 왔다고 말하기 쪽팔린다"고 반응했다고 한다. 외벌이수입 300~350만원에 가계가 빠듯하다는 A씨는 결국 아내와 아들만 해외여행을 보내고 홀로 한국에 남아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개근거지'라는 표현은 한국의 물질주의와 성공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의한 사회적 압박과 관련있다"며 "전문가들은 그것이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아동학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성장기에 '개근거지'라는 말을 듣는다면 평생 그 낙인을 지니고 살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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