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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캐즘’ 여파에도 2분기 실적 선방…“전고체·46파이 전지로 위기 돌파”
뉴스종합| 2024-07-30 10:28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삼성SDI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삼성SDI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실적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액 4조4501억원, 영업이익 280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시장 불황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8%, 37.8%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와 비교해 4.8% 증가하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부문별로 2분기 전지 부문에서는 매출액 3조8729억원과 영업이익 208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5%, 46.4%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5.4%를 기록했다. 중대형 전지 중 자동차 전지의 경우 시장 수요 둔화로 실적이 감소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에서는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소형 전지 중 원형 전지는 고객의 재고 조정으로 매출액이 감소했으나, 장기 공급 계약에 기반한 일회성 보상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파우치형 전지는 전방 수요 둔화로 인해 매출이 줄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5772억원, 영업이익은 7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6.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2.5%였다.

편광필름의 경우 고부가 대면적 TV용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반도체 소재는 주요 고객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는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정보·기술(IT)용 신제품 진입 등으로 매출 감소를 최소화했다.

[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하반기에도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이라는 경영 방침 아래 지속 성장을 가속하기 위한 기술 개발 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고체 전지, 46파이(지름 46㎜) 원형 전지 등은 삼성SDI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현재 삼성SDI는 전고체 전지의 샘플 공급을 5개 고객사로 확대하며 전고체 전지 상용화 준비를 진행 중이다.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꼽히는 46파이 원형 전지는 신규 고객 확보에 따라 계획 대비 1년 정도 빠른 2025년 초부터 양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한제 소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최근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플랫폼 확대로 양산을 기존 계획 보다 일년 이상 앞당길 것”이라며 “전기차용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빨리 입증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저가 전기차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리튬·인산·철(LFP) 개발라인을 구축, 2026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함께 건설 중인 미국 배터리 생산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조기 양산을 통해 실적 개선도 추진한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최대 전력 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로부터 1조원대 규모의 ESS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주요 공급 제품은 ‘삼성 배터리 박스(SBB)’다. 삼성SDI는 SBB를 기반으로 주요 고객사와 장기 공급 물량을 추가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북미에서 여러 고객사와 ESS 수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그동안 중국산 저가 제품의 판매가 늘었으나 최근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 종합적인 제품 경쟁력 문제가 불거지며 SBB와 같은 높은 에너지밀도, 장수명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전력용으로 대용량 모듈 및 공간 이용을 극대화한 SBB를 선보이고,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높은 품질의 LFP를 준비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겠다”며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신기술 개발과 수주 확대를 기반으로 점진적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목표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수요 둔화 극복을 위한 매출 극대화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구조 혁신 ▷시장 선도를 위한 미래 기술 확보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최 사장은 “하반기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 예상되지만, 회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향후 시장이 턴어라운드 되는 시점에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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