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헤럴드비즈] ‘에스티로더’가 中하이난으로 달려간 이유는
뉴스종합| 2024-07-30 11:17

글로벌 뷰티 기업인 에스티로더는 팬데믹 직후인 지난해 4월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 국제면세성에 그룹 내 세계 최대 규모(300㎡)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하고, 중국 내 유통사업을 총괄하는 법인을 새로 설립했다.

로레알 역시 한발 앞선 2022년에 19개 브랜드를 하이난성에 론칭하고, 관광소매본부를 세웠다. 글로벌 명품 뷰티 브랜드들이 하이난으로 앞다퉈 달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면세시장 규모는 426억 달러(약 59조원)로 매년 성장 중이다. 그 중에서도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이 바로 하이난이다. 중국 정부는 하이난성을 홍콩보다 한층 더 높은 자유화를 지닌 국제자유무역특구로 만들기 위해 6년 동안 준비를 했고, 내년부터 하이난성 전체가 무관세 지역이 된다. 이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 중인 ‘이도면세(Offshore Island Duty-free)’ 제도는 우리나라 제주도와 같은 내국 면세제도로, 하이난 섬을 떠나는 내외국인들에게 1인당 연간 10만 위안(약 1900만원)의 면세 한도를 부여한다.

중국의 일반 출국면세 한도의 2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도면세 시장은 437억 위안(약 8조4000억원)으로 규모가 계속 확대 중이며, 한국 면세시장(13조원)의 약 70%에 달한다.

우리는 소비를 할 때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만족도)와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저울질한다. 서로 상충되는 두 단어이지만 면세점에서만큼은 가심비가 더 잘 어울린다. 하이난 면세점의 한 구매 담당자는 “면세점에 있는 제품은 비쌀수록 잘 팔리기 때문에 저렴한 제품은 잘 입점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의 ‘K-프리미엄’ 소비재 기업들이 하이난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면세점들의 신제품 소싱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021년부터 매년 4월 ‘국제소비재박람회’를 국가급 전시회로 지정해 하이커우에서 개최해왔다. 박람회에는 패션·쥬얼리·화장품 등 일반 고급 소비재부터 슈퍼카·요트 등 초호화 럭셔리 소비재까지 다양한 제품이 전시된다. 면세점 구매 담당자들도 박람회에 참가해 입점 제품을 발굴하고 있다. 코트라가 이 박람회에 한국관을 구성해 첫 해부터 매년 꾸준히 참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러해 이 박람회에 참가했던 국내 중소 홍삼기업은 면세점의 러브콜을 받고 좋은 조건으로 입점해, 가장 유명한 홍삼제품과 나란히 판매되고 있다. 올해 처음 박람회에 참가한 국내 유명 스포츠마사지 크림 기업은 내방객 대상으로 제품을 직접 발라주는 시연을 했고, 뜨거운 현장 반응을 바탕으로 현재 입점을 위한 사전 작업을 준비 중이다.

하이난 면세점에서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 외 한국산 프리미엄 소비재 기업 발굴에도 관심이 많다. 코트라에서도 우리 기업들에 면세점 입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하이난 면세점 구매 담당자들을 초청해 이도면세시장 진출 설명회와 1대1 구매상담회를 개최했다. 5월에는 하이난 성정부가 방한해 우수 소비재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었고, 국내 소비재 분야 일등 기업 경영진들이 직접 참여해 하이난 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 우리 프리미엄 제품들이 하이난에서 눈에 더 많이 띄길 기대해본다.

심률 코트라 광저우 무역관 차장

bigroot@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