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인터파크커머스·AK몰까지…큐텐 유동성 위기 전방위 확산
뉴스종합| 2024-07-31 08:35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한 시민이 티몬 본사 앞을 지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위메프발(發) 유동성 위기가 큐텐그룹 전체로 퍼지고 있다. 위메프,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 커머스와 AK몰까지 판매 대금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 커머스는 전날 저녁 판매자(셀러) 공지를 통해 “인터파크 쇼핑, 인터파크 도서, AK몰은 최근 발생한 티몬, 위메프 판매 대금 미정산 영향으로 판매 정산금을 수령하지 못했다”며 “일부 PG(간편결제)사의 결제대금 지급 보류 영향으로 판매 대금 정산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해 파트너사 정산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직원은 조속한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이 “인터파크나 AK몰도 정산을 못 하거나 정산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로써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AK몰 등 큐텐의 국내 주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계열사의 모든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겼다. 현재까지 티몬과 위메프에서 지연된 판매 대금과 환불액은 총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까지 더하면 피해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티몬·위메프와 마찬가지로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도 회생절차를 신청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뢰가 중요한 이커머스 특성상, 한번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며 “인터파크커머스도 문제가 생긴 이상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싱가포르 소재 이커머스 큐텐과, 미국 이커머스 위시(WISH) 등 해외 큐텐그룹 계열사들까지 유동성 문제가 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년간 적자가 쌓이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된 티몬·위메프와 못지않게 큐텐의 재무상황도 좋지 않다. 큐텐은 2021년 기준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가 5200억원으로,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1500억원)의 3.5배였다. 누적 결손금도 4000억원이 넘는다.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도 2022년 말 기준 누적결손금이 129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영업손실도 537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위시의 재무 상황은 나은 편이다. 작년 말 기준 유동자산은 약 5700억원으로, 유동부채(약 2700억원)보다 2.1배 많다.

싱가포르 현지 금융당국에서도 티메프 사태가 큐텐을 비롯해 싱가포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영배 회장이 2010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큐텐은 국내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커머스 등을 비롯해 미국 이키머스 위시, 싱가포르 큐익스프레스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구 회장은 큐텐 지분 42.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큐텐은 산하에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큐텐코리아와 함께 위메프 지분 72.2%를 갖고 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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