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8·5 대폭락 ‘3無 쇼크’ [이슈&뷰]
뉴스종합| 2024-08-07 11:37

‘그동안의 경험만으로 이유를 설명하기 힘든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상황.’ ▶관련기사 3·18면

다수의 국내 증권가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내놓은 지난 5일 한국 증시가 경험했던 ‘대폭락’ 사태에 대한 평가다. 충분히 납득되지 않은 주가 하락이 주는 ‘공포’란 심리적 요인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패닉 셀(panic sell, 발작적 매도)’에 나섰다고 밖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7일 헤럴드경제는 국내 증권업계 내 다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1990년 이후 일간 기준 역대 코스피 지수 하락률 톱 7에 해당하는 급락장에 대해 분석했다. 지난 5일 코스피 지수가 기록했던 하락률 8.7%는 역대 5위 기록이었다. -234.64포인트란 코스피 지수 일간 낙폭은 역대 최대치다.

▶1無 : 명확한 대표 트리거가 없었다=지난 5일을 제외한 나머지 6건의 폭락장이 갖고 있는 공통점은 투자자들이 투심이 위축될 만한 대형 사건이 먼저 발생한 이후 코스피 지수의 급격한 우하향세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12.0%를 기록하며 가장 큰 폭의 일간 하락률을 기록했던 2001년 9월 12일은 ‘9·11 테러’로 잘 알려진 미국 본토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테러 공격 사건 다음날이었다. -11.6%로 하락률 2위를 기록한 2000년 4월 17일에 앞서선 ‘닷컴 버블 붕괴’란 이벤트가 발생한 바 있다.

하락률 3위(2008년 10월 24일, -10.6%)와 4위(2008년 10월 16일, -9.4%) 모두 리먼브라더스 사태발(發) 글로벌금융위기의 여파로 벌어졌고, 6위(2020년 3월 19일, -8.4%)와 7위(1998년 6월 12일, -8.1%)는 각각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란 결과물로 빚어진 것이다.

▶2無 : 전조 증상이 없었다=지난 5일 폭락장이 다른 사건들과 구별되는 또 다른 지점은 폭락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전조적 하강 곡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폭락장세가 불거졌던 ‘검은 월요일’ 전 2개월 간 코스피 지수는 1.5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거래일에 벌어졌던 ‘검은 금요일(2일)’을 제외할 경우 상승률은 5.40%로 더 커진다.

반면, 9·11 테러란 급작스러운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했던 2001년 9월 12일을 제외한 나머지 5개 폭락일 이전엔 코스피 지수의 약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3無 : 증시 外 시장 충격이 없었다=지난 5일에 발생했던 코스피 붕괴 현상이 유독 특이했던 점은 과거와 달리 수많은 금융자본시장과 실물 시장 중에서도 주식 시장에만 소용돌이가 한정됐다는 점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최근 증시 폭락에 대해 “해외발 충격으로 주식 시장에 한해 조정돼 과거와는 상이한 이례적 상황”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전날 오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최 부총리를 비롯해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에 참석한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모두 과거 급락 시에는 실물·주식·외환·채권 시장에 실질적인 충격이 동반됐던 반면 이번 조정은 주식시장만 조정됐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봤다.

한편, 코스피 지수는 7일 장 초반 강보합세를 보이며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0%(80.60포인트) 상승한 2522.15에 장을 마쳤다. 7일 코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6.02%(41.59포인트) 상승했던 전날에 이어 강보합세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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