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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광복회 ‘불참’ 예고…광복절 반쪽 기념식되나
뉴스종합| 2024-08-12 11:18

뉴라이트로 지목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 강행 논란으로 제79주년 광복절 행사는 둘로 쪼개져 진행될 판이다. 1945년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날을 맞아 국민적 단합력을 모으는 ‘통합의 상징’인 광복절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야권은 정부가 조선인 강제노동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에 동의한 결정까지 강경 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광복절을 앞두고 정치권이 격돌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15일 정부 주최로 열리는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 보이콧을 선언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무리한 인사 강행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8월 14일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광복절 행사를 불참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국혁신당은 일찌감치 당 차원에서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을 결정했다.

광복회 및 독립운동가선양단체는 정부 주최 기념식에 불참하고 별도의 행사를 자체적으로 거행한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15일 오전 10시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기념식을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광복회는 “대통령실이 일제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1948년 건국절’ 제정 추진을 공식적으로 포기하지 않는 한, 8·15 광복절 경축식 참석도 무의미하다”며 김 관장에 대한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도 “김형석 관장이 사퇴하기 전까지는 3·1절이나 순국선열의 날 등에 열리는 다른 정부 기념행사도 참석하지 않고 별도로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이 촉발된 것은 뉴라이트로 지목된 김 관장의 임명을 강행하면서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정부를 향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이 회장은 10일 광복회학술원이 운영하는 청년헤리티지아카데미 특강에서 최근 국책기관에 뉴라이트로 지목된 인사들을 기용한 것을 두고 “이 정부가 1948년 건국절을 하자는 것”이라며 “1948년 건국절은 그 이전 나라가 없었다는 일본 정부가 주장해 오던 것을 우리가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족)반역자들이 일본 우익과 내통하여 오히려 전전(戰前·태평양전쟁 이전) 일본과 같이 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들어 이래서는 안 되겠다”며 광복절 경축식 불참은 민간단체로서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호소했다.

광복회장의 광복절 행사 불참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앞서 2008년 당시 이명박 정부가 광복절 행사를 ‘건국 60주년 행사’로 추진하려다 광복회가 반대해 당시 유인촌 장관이 찾아와 사과해 건국절 행사는 무산된 바 있다. 최은지·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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