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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비즈] 유로존·솅겐 가입 후 1년 반, 변화 중인 크로아티아
뉴스종합| 2024-08-13 11:10

크로아티아가 2013년 7월 EU에 가입했을 때 많은 우려가 있었다. 2021년 말까지 약 25만명이 해외로 이주했고 2022년에는 인구가 4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사람들은 EU 가입으로 인해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삶이 더 나빠질 것이라 걱정했다.

이러한 걱정은 기우였다. 2013년 대비 크로아티아의 1인당 GDP는 88.2% 증가하여 1만9847유로가 되었다. 유로존과 솅겐 가입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많은 이들이 EU 가입 당시와 비슷한 걱정을 했지만 부동산 가격상승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변화는 긍정적이다.

솅겐 조약으로도 불리는 솅겐은 유럽지역 29개 가입국 국민이 상호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 등 출입국 절차를 생략하여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하는 조약이다. 가입 전후 코로나19와 맞물려 추진된 정부 재정정책 덕에 경제가 안정됐고 EU 가입 후 그만큼 사회적 역량도 강화됐다는 평가다.

올해 4월 총선에서 크로아티아 민주엽합(HDZ)은 3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신정부는 경제부와 환경보호&그린전환부를 분리하고 인구&이민부를 신설해 18개 부처로 확장했다. 7월 중순 차관급 인사도 마무리해 EU경제회복기금(EEF)을 활용한 국가경제회복계획의 마지막 단계 준비를 마쳤다.

유로존과 솅겐 가입은 신용 등급 향상, 환율 리스크 감소로 이어져 대내외 자금 조달 비용이 절감됐고 인플레이션도 완화됐다. 환전 비용 제거로만 약 1억6000만 유로를 절감했다. 커피숍, 미용실, 식품 등의 가격이 상승했지만 대형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한 엄격한 감독과 벌금 부과로 추가적 가격상승을 막았다. 국가 대외 부채가 1% 미만으로 줄었고 유로존 평균보다 높았던 금리는 2% 이하로 안정됐다. 특히 수출과 비즈니스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2023년 기준 크로아티아의 1인당 GDP는 EU 평균의 75%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는 EU 가입 당시 52%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당초 목표보다 6년 앞당겨 이룬 성과이다. 그 결과, 지난해 EU 내 이민 대상국으로 가장 선호되었던 독일로 간 이민자보다 크로아티아로 돌아온 인구가 처음으로 더 많았다.

크로아티아는 2023년 3.1% GDP 성장에 이어 2024년에도 3.3%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유로존과 솅겐 가입을 위해 8년간 추진한 260여 개 프로젝트 덕에 EU 전체 경제 및 금융 매커니즘 편입에 따른 취약성이 크게 개선됐다.

리예카항의 게이트웨이(Gateway) 프로젝트 1단계 완공 시기인 2025년이 다가오며 우리 기업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태웅 로지스틱은 지난 6월, 리예카항과 코페르항 컨테이너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크로아티아 운송사 인수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진입장벽이 높은 유럽 내륙 운송시장 노하우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7월 초에는, 한국타이어가 아드리아해 발칸지역 및 동유럽 9개국 총괄 판매법인을 크로아티아에 설립했으며, 자그레브 인근지역 창고를 임대하여 동유럽 물류의 허브화를 계획하고 있다.

오랫동안 슬로베니아 물류 인프라와 제조 산업에 밀려 후발주자였던 크로아티아가 시나브로 아드리아해의 제 1 강자가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윤태웅 코트라 자그레브 무역관 관장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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