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여년 전엔 세제혜택 제안하며 붙잡아…市 “엑스, 존재감 사라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튼에서 열린 제27회 밀켄 인스티튜트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연설하는 모습.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의 본사 이전이 막바지에 들어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엑스는 앞으로 수주 이내에 샌프란시스코에 있던 엑스 본사를 텍사스 오스틴으로의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남아 있는 마지막 직원들은 실리콘밸리 지역의 팰로앨토와 새너제이의 사무실로 이전한다. 2006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이후 18년 만이다.
엑스의 본사 이전은 머스크가 지난달 16일 자신의 엑스 계정에 자신이 소유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함께 엑스의 본사를 이전하겠다고 밝힌 이후 진행 중이다.
당시 머스크는 본사 이전 이유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서명한 성소수자 학생 관련 법 ‘AB1955’ 등을 꼽았다. 이 법은 캘리포니아의 학교 직원이 학생의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본인의 허락 없이 부모 등 다른 사람에게 알리도록 강요하는 것을 금지한다. 보수 단체는 이 법이 학부모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반발해 왔다.
머스크는 여기에 “건물에 들어오고 나갈 때 폭력적인 마약 중독자 갱단을 피하는 일을 이미 충분히 겪었다”고 말했다.
엑스의 본사 이전이 막바지이지만, 샌프란시스코시는 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트위터가 2011년 세금이 낮은 인근 브리즈번으로 이전하려고 했을 때 세제 혜택을 제안하며 그대로 남아 있기를 요청한 것과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 트위터에 대한 세제 혜택을 지지했던 시 법무 책임자 데이비드 츄 변호사는 “나는 샌프란시스코 주민들과 같은 생각”이라며 “(엑스 이전은) 좋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도 “몇 달 전 머스크를 한 번 만났고, 그와 문자를 주고받았다”면서도 엑스에 잔류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누구에게도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내 목표는 회사들이 성공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시에서 엑스의 본사 이전을 만류하지 않는 것은 엑스로 바뀐 트위터가 10여년 전과 위상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트위터는 수천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시내 중심가 인근의 침체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 트위터는 수백 명이던 직원 수가 7000명 이상으로 늘어나며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많은 직원이 재택 근무를 하면서 건물은 비었고, 특히 머스크가 2022년 10월 인수한 이후 트위터의 위상은 쪼그라들었다. 전체 직원의 약 3분의 2가 해고 등으로 회사를 떠났고 매출도 크게 줄어들면서 지역에 별다른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시(市)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테드 이건은 “엑스가 이미 너무 줄어들어 (이전을 해도) 시 재정에는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엑스는) 이미 여러 면에서 존재감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yckim6452@heraldcorp.com